홍기자의 귀농일기 <7> 1000평 이하의 농지는 경제성 '뚝'

▲ 산 정상부에 인접하고, 상당한 경사도가 있는 농지들도 평당 가격이 3만원 이상 된다./사진=홍경환 기자

내가 처음 귀농 지역으로 선택한 곳은 충북 제천이었다. 귀농 지역으로 제천을 선택한 이유는 2가지 측면이었는데. 일단 서울과의 거리가 2시간 이상으로 멀기 때문에 땅값이 쌀 것이라 생각했고, 두번째는 제천 지역이 약초 농업을 하기위한 기반 시설이 꽤 잘돼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땅값이 쌀 것이라는 기대는 나의 '헛된' 바람이었다. 귀농 농지를 찾기 위해 인터넷으로 기본 정보를 찾기 시작했는데, 평당 3만원 이하 토지를 찾기 힘들었다.​

여러번 반복하는 이야기지만 1평의 농지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약 2000원 정도다. 일년에 약 2000만원의 소득을 얻기 위해서는 1만평 가량 농사를 지어야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런 셈법은 어떤 작물을 키우느냐에 달라지지만.) 이런 단순 계산으로 귀농 농지를 구입한다고 가정할 때, 농지 가격을 평당 3만원으로 계산하더라도, 1만평의 농지를 매입하는데 3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그렇다고 제천을 포기하자니, 그것도 답이 안나오기는 마찬가지였다. 약초 농사를 짓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여러가지 있지만,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약초는 '가격파동'이 적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런데 약초를 무턱대고 농사 짓는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세척, 건조, 절삭 등 약초는 '가공'을 거쳐야만 유통이 될 수 있다. 약초 가공을 위해서는 '가공 시설'이 중요한데. 내가 자본이 있다면야, 내 돈 들여서 가공 시설을 갖추겠지만, 내겐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 결국 약초 농사를 위한 SOC(사회 간접자본)가 잘 돼 있는 곳을 가야 하는데, 제천을 가자니 땅값이 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아, 귀농 참 어렵구나."​

2010년쯤 부동산 투기 바람이 강원도 지역을 강타했을 때, 귀농 농지 가격 폭등은 강원도 지역에만 한정 될 것이라 생각했던 내가 한심스러웠다. 기획부동산의 힘은 전국 각지 산골 오지 땅까지 몇배로 뻥튀기 시켜놨던 것이었다.​

귀농 부지를 결국 찾지 못할 것인가.​

탄식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마음 속에서 제천 지역을 포기할 수 없어서 계속 땅 찾기를 시도했다. 네이버, 다음, 구글, 부동산 포털 등등. 내 머리속에 '귀농 농지'를 찾을 수 있는 곳은 다 찾아 헤맸다. ​그러다 흡족하지는 않지만, 대략 평당 3만원에 근접하는 농지를 찾았다. 맨 위 사진속에 보이는 땅. 바로 그 땅이다.​

매물로 나온 귀농 농지 규모는 대략 700평 정도에, 평당 가격이 3만원 선이면, 귀농 첫 발걸음을 떼는데 무리가 없을 듯 했다. 700평으로 시작을 해서 인근 지역 농지를 더 찾아보면 괜찮은 땅을 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전문가' J는 현장 답사를 한 뒤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J는 700여평의 농지는 경제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말했다. 경제성 있는 농지는 최소 1000평은 돼야 한다는게 그의 설명이었다. (약간의 부연 설명을 하자면, 농지 또한 규모의 경제. 그리고 집적 이익 등이 적용된다. 700평은 농지의 경제성을 갖추기에 너무 작은 규모라는 것이다.)​

J의 한마디에 귀농 농지 찾기 3만리가 시작됐다.​

​"귀농, 정말 힘들다. 힘들어"

[ http://blog.naver.com/arme99를 방문하시면 홍 기자의 더 많은 귀농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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