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공

[포쓰저널=이언하기자] 삼성의 갤럭시S6·엣지 판촉전이 눈물나게 처절하다. 하지만 그렇게 절박해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결국 1등은 애플이 아니라 삼성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19일 현재 환율로 애플의 시가총액은 785조3819억원이다.  삼성전자는 239조7968억원(우선주 포함)이다. 애플의 3분의 1도 안된다.

삼성전자는 영영 애플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인가, 2등은 몰라도 1등은 애플 차지인가, 현 세대 대한민국 국민은 세계 1등 토종 기업을 생전에 보는 걸 포기해야 하나?

​정보기술(IT)에 문외한이긴 하지만 그렇게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손자가 말했듯이 '적을 알고 나를 아는'것이 싸움에서 이기는 첫번째 비결이다. 장점을 살려 적의 단점을 공략하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울 일이 없다.

애플의 장점은 뭔가.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으로 치고 나올 때 시장은 감탄했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파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파는 것은 생태계다."

애플 생태계란 건 뭔가. 잡스는 아이폰 설계도를 그리면서 동시에 앱스토어를 구상했다. ​어플 개발자가 앱스토어에 작품을 올리고 소비자는 이를 산다, 애플은 소비자가 내는 요금 중 30%를 먹는다, 애플 앱스토어에만 있는 어플에 중독된 소비자들은 아이폰을 버릴 수가 없다, 아이폰은 단가가 싼 중국 폭스콘에 맡겨 만들면 된다, 뭐 이런 것이다.

아이디어를 선점한데다 원가가 싸니 떼돈을 벌수 밖에 없다. 직원 수도 1만4517명(2104년12월말)으로 삼성전자의 15%밖에 안되니 봉급이 세고, 그러니 인재들은 계속 몰려든다.

그래서 애플의 상승효과는 계속 이어질 것인가. 스마트폰만 보면 약발이 다했다. 앱스토어는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도 비슷해졌고, 중국이나 베트남 등 인건비 싼 곳에 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삼성도 할 수 있다. 애플의 장점과 무기는 이미 다 노출됐다. 삼성은 적의 패를 다 봤다. 지피(知彼)는 된 것이다.

​과제는 지기(知己)에 있다. "삼성은 애플 따라잡기도 바쁘다. 반도체 공장이 혁신을 해봐야 얼마나 하겠나?" 비아냥이 팽배하다.

그런데 여기에 답이 있다. 애플에게는 없고 삼성에게는 있는 무기가 무엇인가. 바로 공장과 부품이다. 팀 쿡이 만들고 싶어도 엄두를 낼 수 없는 고유의 생태계를 삼성은 이미 갖고 있다. 바로 애프터서비스망이다. 애플은 부품과 공장이 없으니 아이폰이 고장나도 신속하고 저렴하게 고쳐줄 수 없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이미 190여개의 A/S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게 삼성생태계의 중핵이자 삼성스타일 혁신의 거점이 될 수 있다. 이걸 디지털플라자 같은 판매점과 연계해 범지구적으로 확 늘이기만 하면 된다.

애플의 생태계가 개발자 중심의 '상부 생태계'라면 삼성의 생태계는 소비자와 밀착된 '하부 생태계'다. 위로부터의 혁명보다 아래로부터의 혁명이 더 철저하게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성능만 놓고보면 아이폰6나 갤럭시S6나 별 반 차이가 없다.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이다. 애플만의 장점은 죽고 있고 삼성의 무기는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문제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의 리더들이다. 이들이 '굴뚝'에서 나오는 자신들만의 본원경쟁력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한다면, 대한민국은 머지않아 기업가치 세계 1위 토종 기업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삼성생태계가 스마트카까지 이어지면 그 땐 진짜 애플은 쨉이 안될 것이다.

"고장 나도 걱정마세요.바로 옆 삼성서비스센터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뭐 이런 게 갤럭시S7의 광고카피가 되길 바란다.

 ​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