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재단 홈페이지

퓰리처상 심사는 뉴욕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 퓰리처상 선정위원회가 한다. 속보·탐사보도·사진·국제 등 21개 분야로 나눠 시상하는데, 이 중 최고상은 ‘공공서비스상’이다. 이 상은 기자 개인이 아니라 언론사에게 주어진다.

올해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지역신문인 '더 포스트 앤드 쿠리어'가  가정폭력 관련 기사로 공공서비스상을 받았다.

공공서비스상 수상 언론사에는 지름 7cm, 두께 0.635cm의 금메달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메달에는 미국 독립선언문 초안을 만든 벤자민 프랭클린(1706~1790)의 얼굴과 웃옷을 벗고 일하는 인쇄공 모습이 새겨져 있다. 메달 앞 뒷면에 그 해 수상 언론사 이름과 수상 연도를 추가로 넣어준다. 나머지 부문 수상자들은 10만달러(약 1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퓰리처상은 미국 내에서 언론활동을 한 기자와 매체에게만 수상 기회를 주지만, 사실상 언론계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있다.

그런데 묘한 것은 이 상을 만든 조셉 퓰리처(1847~1911)는 바로 옐로우저널리즘(yellow journalism), 황색언론(黃色言論)의 원조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황색언론은 선정주의(煽情主義), 센세이셔널리즘(sensationalism)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것으로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범죄ㆍ괴기사건ㆍ성적추문 등을 과대하게 취재ㆍ보도하는 신문의 경향을 일컫는다.

퓰리처상은 훌륭한 언론의 대명사고 황색언론은 나쁜 언론의 상징인데, 이게 같은 인물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인 셈이다.

퓰리처는 '신문은 도덕 교사 역할을 해야한다'고 믿으면서도 '재미없는 신문은 죄악'이라는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이 때문에 그는 자신의 매체인 <뉴욕월드>에 만평과 사진, 스포츠기사 등을 비중있게 다루었다.

흥미 위주의 일요일판도 선보였는데, 1889년 일요일판에 황색 옷을 입은 소년 '옐로키드(yellow kid)’를 주인공으로 한 만평을 싣기 시작해 큰 인기를 끌었다.  경쟁지인 <뉴욕저널>이 옐로키드를 그리는 만평가를 스카우트해가면서 선정주의 경쟁이 붙었고 이 과정에서 두 신문은 ‘옐로페이퍼(yellow paper)라 불리게 됐다.

퓰리처는 결국 ‘근엄한 훈장이 아니라 재미있는 도덕교사’를 지향했고, 이는 <뉴욕월드>를 당대 최고의 신문으로 키우는 동력이 됐다. 퓰리처를 현대 저널리즘의 선구자로 평가하는 것도 이런 면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노년에는 옐로저널리즘에 회의를 느끼고 컬럼비아 대학에 기부금을 내 신문학과를 만드는 한편 '학자들도 인정할 만한 훌륭한 기사를 쓴 기자에게 주라'며 '퓰리처상'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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