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헌 변호사(법무법인 천고)

한국의 A사는 중국 기업인 M사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M사 내부에서는 A사의 경쟁 상대인 일본 회사 제품을 수입하기를 희망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M사는 한국의 A사로부터 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가격협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5년 8월 북한의 지뢰 도발을 시작으로 한국의 정세가 불안해졌고, 이 소식을 접하게 된 M사 경영진 내부에서는 '그것 봐라. 한국기업은 안정적인 거래선이 될 수 없다. 믿을 수가 없다. 혹시 전쟁이라도 나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이냐'라고 하면서 A사와의 거래에 대한 부정적인 의사를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가격협상을 하고 있던 A사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 A사 제품이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 A사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것도 아니었다. 일본 기업과 거래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한국의 정세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핑계로 내세운 것이었다. 문제는 A사로서는 이 부분을 잠재울 수 있을 만한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국 기업이 해외로 나가서 국제거래를 하는 경우 수많은 도전과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 이 도전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며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것 외에도 국제거래를 하면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국가의 신뢰도 문제이다. 외국 기업이 한국 기업과 거래를 하는 경우에 한국 기업의 제품이 좋다고 구매를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외국기업은 한국기업이 안정적인 제품의 공급처가 된다고 생각하지 못하면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거래를 할 수 없다.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으면 상대방 기업에서는 한국기업과 거래를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이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A사의 사례처럼 거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A사가 당황스러워 하는 가운데 박근혜대통령이 2015년 9월 중국 전승절에 국빈으로 중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중국정부는 CCTV를 통해서 대대적으로 박대통령의 중국방문을 보도하였고 중국사람들 사이에 한국과 한국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이러한 뉴스를 접한 M사 내부에서도 한국과 한국기업이 신뢰할 만하다는 점이 다시 부각되었고 일본기업과 거래하고자 하는 목소리는 사라지게 되었다. 

A사 대표는 이런 경험을 하면서 한국의 대외적인 신뢰도가 사업을 함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지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고 고백을 하였다. 정부의 외교정책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별도의 문제라 하더라도 한국 기업들로서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한국정부가 한국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에 대해서 감사하고 고마워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우리는 혼자가 아니고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대한민국은 우리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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