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순영 행정안전부 정부혁신조직실 협업정책과장

4차 산업혁명 등 국내외적 환경의 급속한 변화와 함께 기존방식으로 해결이 어려운 사회적 난제 및 다양한 행정수요가 증대하고 있다.

또 높아지는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달리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의 일하는 방식을 다시 살펴보고 바꾸는 것이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일하는 방식 혁신의 의미는 무엇일까? 2016년 기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노동시간과 노동생산성을 보면, 우리나라 연간 1인당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회원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많지만 노동생산성은 35개국 중 28위로 최하위권이다. 남들보다 더 많이 일하는데 생산성은 꼴찌라니, 너무 억울한 일이지 않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과거와 같이 무작정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또 그래서도 안된다고 본다. 정부의 일하는 방식 혁신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모든 분야에서 복잡해진 업무를 효율적으로, 함께, 창의적으로, 제대로 처리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네가지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행정안전부는 범정부적으로 공직의 일하는 방식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2월 ‘꼭 필요한 일을 스마트하게’라는 지침을 마련해 중앙부처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침의 목적은 근본적인 일하는 방식을 바꿔 국민이 원하는 일을 효율적으로 제대로 하자는 것이다.

공직내부는 항상 바쁘다. 그런데 밖의 국민들이 보기엔 하는 일 없이 논다고 한다. 국민들이 보기에 불필요한 일을 많이 하는 것은 아닐까?

지침의 첫 번째 내용은 불필요한 일은 버리고 정책대안 마련·대민 현장업무 수행 등 국민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꼭 필요한 일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보고만을 위한 보고나 형식적인 회의는 줄이고 또 필요 없는 일은 업무 다이어트를 통해 정리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업무 프로세스를 재점검해 ICT를 활용하는 등 똑똑하게 일하는 방식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전반적인 일하는 시간을 되짚어 보면서 어떤 업무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지 확인하고 먼거리 출장·회의 때문에 시간이 부족한지, 대기하는 시간이 많은지 등을 과·실국·부처별로 분석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무 과정을 재설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최근 활발해진 드론 등을 활용한 취약지역 순찰,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서비스대상자 파악 등 업무프로세스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개선하는 방안들도 더욱 다양화 되고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부처의 세종 청사 이전으로 관련부처나 국회 등과의 협의를 위해 다수가 장거리 출장을 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이를 영상회의로 전환하거나 이동 중에 모바일 전자정부를 활용해서 업무를 처리하고 가까운 스마트워크센터에 들러 클라우드 저장소를 이용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처럼 모두가 종이문서를 들고 상급자를 만나서 업무를 처리하는 면대면 방식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기록이 남고 공유와 검색이 가능한 온라인 보고가 일상화되어야 한다.

세 번째로는 국민을 위한 정책을 과간·실국간·부처 간 칸막이 없이 함께 만들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의 파급효과는 과거보다 더 폭넓고 방대해졌고,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인 국민도 다양한 계층이 포함된다.

부서·실국·부처 간에 서로 소통하고 협업하여 그동안 각기 개별적으로 추진되어 국민에게 중복적인 부담을 주는 일은 없었는지, 혹은 협업과 집단지성을 활용함으로써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일하는 방식은 없는지 등을 찾아보고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보의 소유에서 정보의 공유로 업무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내가 맡은 일을 열심히 잘하는 조직문화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대화와 소통, 협력을 통해 반대의견에 대한 설득방안 제시, 다양한 참여자의 협력을 통해 풀어가야 할 문제들이 더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일하는 방식도 협업의 업무문화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일하는 방식 혁신의 물리적 기반이 되는 사무공간을 혁신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하는 사무공간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제도·문화가 녹아있는 일터의 개념이다. 조직 구성원과 더 활발히 소통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구조는 무엇인지, 더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등을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뉴욕시청의 경우 사무공간을 직원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설문조사를 통해 활용도를 조사하고 영상 촬영으로 빈 공간·방치된 시설을 확인해 검증하고 이를 통한 사무공간 최적화 방안을 재조정해 약 150억원 수준의 비용 절감을 달성했다고 한다.

항상 되풀이 되어온 일하는 방식 혁신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나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혁신업무 담당자만이 추진하는 혁신이 아니라 기관 내부 곳곳에서 제대로 실천이 되기 위해서는 공무원 개개인이 변화를 실현해야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업무 중에 어떤 과정을 어떻게 변화시키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 모든 공무원들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지침을 가이드로 하여 각 기관은 기관 사정에 맞는, 올해 우리 기관에서는 이렇게 일하는 방식을 바꾸자라는 것을 직원들이 공감하고 함께 추진해 일하는 방식을 이렇게 바꾸었더니 얼만큼 더 효율적이 되었고 대국민서비스가 향상 되었다는 얘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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