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단행한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요 5개 계열사 사장 중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하면서 뒷말이 무성하다./자료사진.
지난 21일 단행한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요 5개 계열사 사장 중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하면서 뒷말이 무성하다./자료사진.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임영진(58) 신한카드 사장이 연임되면서 인사 혼란의 중심에 섰다. 신한카드의 실적이 곤두박질 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임된 배경에 뒷말이 나온다. 그룹 친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의 코드인사인지 아니면 세대교체를 위한 파격 인사인지 추측이 무성하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26일 출근길 기자들에게 “3월 임기 만료 전 전격 교체된 게 의문”이라며 “주변에서도 임기가 3개월 이상 남은 상황에서 왜 인사를 단행한건지 의아해한다”며 이번 인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되고 있는 5개 주요 자회사의 CEO(최고경영자) 5명 중 4명이 이번에 퇴출됐다”고 언급했다.

신한지주는 지난 21일 미래 성과 창출을 위한 ‘세대교체’를 이유로 자회사 사장단 인사에서 신한은행·금융투자·생명·자산운용 CEO를 교체했다. 5개 주요 자회사 중 60년생인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만 유일하게 자리를 유지했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임 사장의 연임을 두고 갖가지 뒷말이 쏟아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 감소한 1131억원을 올렸다. 누적기준으로는 실적 감소폭이 더 크다. 올해 1분기~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938억원으로 전년 대비 49.4% 감소해 실적이 반토막 났다.

카드 ‘빅3’ 경쟁사 중 신한카드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3분기 누적기준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해 2750억을 거뒀지만 감소폭은 9.9%에 그쳤다. KB국민카드는 누적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2338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이자이익 확대 등으로 올해 사상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왔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증시하락 등 업황 영향으로 실적은 감소했지만, 금융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증가했다.

파격 인사에 일각에서는 신한카드 임 사장이 유력한 차기 지주 회장 후보라는 추측도 나온다. 세대교체는 명분일 뿐 사실상 연임이 힘든 조 회장의 코드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조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일각에서는 지주 회장직을 놓고 현직 회장과 은행장이 갈등하는 모습이 옛 신한사태를 떠올리게 한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 2010년 발생한 신한사태는 금융그룹 경영권을 놓고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측의 고소·고발이 이어진 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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