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1세대 벤처기업인과 유니콘 기업인 7명을 초청해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1세대 벤처기업인과 유니콘 기업인 7명을 초청해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청와대

[포쓰저널] 문재인 대통령이 벤처기업인들과 만나 혁신성장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

참석 기업인들은 규제 완화, 글로벌 기업과의 역차별 해소, 지원책 주문 등을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후 2시부터 80분간 청와대 본관에서 1세대 벤처기업인과 유니콘 기업인 7명을 초청해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를 갖고 최근 형성되고 있는 혁신창업 열기를 제2의 벤처붐으로 확대·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약속하면서 성장의 주된 동력을 혁신성장에서 찾고 있다"며 "그렇게 하려면 여러 가지 혁신과 함께, 특히 혁신창업이 활발해져야 되고, 창업된 기업들이 중견기업, 유니콘 기업, 또 대기업으로 이렇게 성장할 수 있도록 창업의 생태계가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벤처기업인을 만난 것은 지난달 7일 중소·벤처기업인 간담회에 이어 올들어 두 번째다.

이날 간담회에는 벤처 1세대 기업인으로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표, 서정선 마크로젠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초대됐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 대표로는 김범석 쿠팡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권오섭 L&P코스메틱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경쟁사들은 모두 글로벌 기업인데 그들은 한국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인터넷망 사용료나 세금을 내는 문제에 있어서 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국내기업과 해외기업들에게 적용되는 법안들이 동등하게 적용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정부의 지원책이 있을 때마다 시장경제를 왜곡시키는 것은 아닌가 우려를 하곤 했다. 지원을 하더라도 시장경제의 건강성을 유지시켜 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또 “다른 나라는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더 강고한 울타리를 만들어 타국기업의 진입이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거꾸로 해외기업이 들어오는 것은 쉽고 자국 기업이 보호받기는 어렵다. 정부가 조금 더 스마트해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유니콘 기업이 많이 생기려면 외자 유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걸 막는 것이 불확실성이다”라며 한국 시장이 너무 작다는 편견과 규제의 폭과 해석이 자주 바뀌는 것 등을 그 원인으로 지적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자본이 시장에 들어왔을 때 스케일업이 중요하다.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공격적으로 할 수 있게 해 주시면 좋겠다”며 “또한 정책 목적의 펀드가 많은데 잘 될 곳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게 필요하다. 창업주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도록 살펴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권오섭 L&P 대표는 “많은 청년들은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저희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에 해오던 구인광고를 하고는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구직자와 기업을 이어주는 취업방송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또 “외국과 다르게 우리는 판매자와 제조자를 모두 기재해야 하는데 하나만 기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바이오헬스는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한 4차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이라며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민간은 투명하게 운영하는 등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그리고 규제는 네거티브 규제로,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북한에는 우수한 과학인재들이 있다. 반면 의료환경은 열악하다. 북의 의료문제 해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바이오산업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산업 트레이닝 센터를 만드는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핀테크는 워낙 규제가 많다 보니 외국 투자자들에게 설명만 하는 것도 시간이 걸린다. 또한 그들에겐 한국의 제도와 정책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가 없다 보니 더 더욱 투자 유치를 받는 것이 어렵다”라며 규제혁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엔지니어들의 부족으로 서로 다른 기업의 개발자를 빼오는 상황까지 연출된다”며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주52시간 근무의 취지는 알겠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기업에게는 그것이 또 하나의 규제로 작용된다”며 유연한 대처를 당부했다.

벤처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반드시 새로운 분야의 혁신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제조업 혁신을 근간으로 해서 다른 분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반기업 정서는 빠른 시간 안에 해소되리라 본다”며 “초기 큰 부를 이룬 분들이 과정에서 정의롭지 못한 것들이 있어 국민들의 의식 속에 반기업 정서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최근의 기업들은 투명한 경영으로 여러 가지 성취를 이뤄내고 있다. 기업을 향한 국민들의 의식 개선은 금세 이뤄지리라 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한국에 대한 해외의 이미지 또한 많이 변화했고 계속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한국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는 것은 한반도 리스크일 텐데 그 부분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며 자신 있게 기업활동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있어서 장점보다는 단점들을 더 부각해서 보는 경향이 있어 속도가 지지부진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적들이 나온다면 국민들도 규제 유무 차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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