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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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쓰저널=오경선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저금리 기조에도 예대 마진에 힘입어 줄줄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5대 시중은행의 순이익 총합은 약 10조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약 1조2000억원 이상 늘었다.

시중은행들이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는 와중에 KEB하나은행이 유일하게 전년 대비 순이익 감소를 보였다. 반면 신한은행은 3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꿰찼다. 은행 호실적에 힘입어 신한금융지주도 창사 이래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올해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예대율 규제 강화 등으로 시중은행들이 예대마진 중심의 실적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5대 시중은행의 2018년 실적 자료를 분석해 보니, 지난해 이들 은행 순이익은 전년 대비 14.73% 증가한 9조99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가 5년만에 최대로 벌어지면서 예대마진이 증가했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은 순익 '2조 클럽'에 가입했다. 다만 하나은행은 순이익이 전년 보다 소폭 감소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2조원엔 미치지 못했지만 1조원 대 후반의 순익을 기록했다.

은행 인사통합으로 인한 판매관리비 증가와 일부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적립 등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 주식매각익 소멸 및 원화약세 등 일회성 요인도 반영됐다.

하나은행은 작년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6% 상승한 2조8804억원을 올렸으나, 당기순이익은 0.61% 감소한 2조993억원에 그쳤다.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곳은 신한은행이다.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43.48% 급등한 3조1647억원을 올렸다. 2위 KB국민은행(2조9444억원)보다 2200억원 이상 앞서며 1년만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되찾아왔다.

국민은행이 작년 4분기 희망퇴직비용, 특별보로금 등 일회성 비용에 예상보다 많은 지출을 기록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신한은행이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33.12% 상승한 2조2794억원을 기록한 반면 KB국민은행은 2.27% 오른 2조2243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도 예대마진을 기반으로 호실적을 냈다.

우리은행 작년 영업이익은 2조5445억원으로 전년 대비 28.24% 증가했다. 저비용성예금과 중소기업대출이 증가한 것이 실적을 이끌었다.

기업은행은 영업이익으로 2조985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18.90% 증가한 수치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9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 수익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부터는 상대적으로 시중은행이 이자이익(이자수익-이자비용)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산정체계 개선방안으로 오는 7월부터 대출상품에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COFIX)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가산금리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 동안 코픽스를 산출할 때는 기존 정기예금, 정기적금,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반영했다.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저축성 예금, 정부나 한국은행 차입금 등은 반영하지 않았다.

새로운 코픽스 금리산정 방식에는 결제성 자금 등을 추가적으로 반영해 대출금리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대출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점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새로운 코픽스 적용으로 금리 수준이나 비용 측면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작년과 같은 수준의 수익을 예대마진으로 올리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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