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상품 판매 플랫폼 '펀플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엔씨소프트의 '마법인형과 판도라의 보석' 상품. 해당 상품은 임의의 피규어 한 개와 게임 내에서 사용 가능한 교환권으로 구성됐다. /펀플스토어 캡쳐
게임 상품 판매 플랫폼 '펀플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엔씨소프트의 '마법인형과 판도라의 보석' 상품. 해당 상품은 임의의 피규어 한 개와 게임 내에서 사용 가능한 교환권으로 구성됐다. /펀플스토어 캡쳐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정한 월 결제 한도 50만원을 피하기 위해 꼼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타 플랫폼을 통해 피규어를 구매하면 게임 내 아이템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유저는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1만5000원짜리 피규어를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어치 구매해야 한다.

리니지 유저들은 엔씨소프트가 규제를 피하고 유저들의 현금 투입을 유도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다고 비판하고 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게임 상품 판매 플랫폼인 펀플스토어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마법인형과 판도라의 보석’이라는 리니지 캐릭터 피규어가 판매되고 있다.

상품 구성은 임의의 캐릭터 피규어 한 개와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이다. 가격은 개당 1만5000원이다. 쿠폰을 등록하면 게임 내에서 ‘판도라의 보석’이라는 교환권 10개를 얻을 수 있다.

상품 판매와 함께 리니지 게임 내에는 판도라의 보석 최소 3개에서 최대 55개를 대가로 아이템을 지급하는 NPC(Non-Player Character, 게임 안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가 생겼다.

판도라의 보석 55개를 지불하면 ‘+5 유료 악세사리’ 얻을 수 있다. 단순한 계산으로 한 개의 악세사리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6개의 피규어를 구매해야 한다. 9만원이라는 가격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리니지 내에는 두개의 악세사리를 결합해 하나의 ‘축복받은 악세사리’로 사용한다. 한 개의 축복받은 +5 악세사리를 구비하기 위해서는 18만원이라는 금액이 필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평균 수준의 리니지를 플레이하는 유저는 4개의 유료 악세사리를 착용하는 데, 악세사리의 개수가 늘 때마다 구매해야하는 피규어도 늘어나게 된다.

판도라의 보석 6개를 지불해서 구매하는 ‘드래곤의 최고급 보물상자’도 존재한다.

해당 상자는 임의 확률로 게임아이템을 지불한다.

드래곤의 최고급 보물상자는 아이템을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다. 최고 획득 확률인 16.5045%로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마법인형을 지급하기도 한다.

유저들이 원하는 정상급 마법인형인 ‘커츠’ 등의 획득확률은 0.0012%다. 약 8만3333개의 상자를 열어야 등장하는 확률이다. 판도라의 보석은 약 50만개가 필요하다.

피규어를 사서 판도라의 보석 50만개를 얻기 위해서는 5만개를 사야하는 데 가격은 7억5000만원이다.

펀플스토어를 통해 판매되는 이번 상품은 리니지의 다른 유료 이벤트 상품과 달리 판매종료일이 없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피규어가 한정 수량 생산돼 물량이 소진되면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판매수법에 대해서 유저들은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게임물관리위원회(위원장 이재홍)의 전신인 게임물등급위원회와 국내 게임업계는 PC온라인 게임의 월 유료 아이템 결제 한도를 50만원으로 정했다.

해당 규제는 법으로 정한 ‘성문법’은 아니지만 업체가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게임 심의를 내주지 않는 식의 제재를 하는 이른바 ‘그림자 규제’다. 다만 해당 규제는 PC 온라인게임에만 적용될 뿐 모바일 게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M에서 월 수천만원을 사용하는 유저가 비일비재 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리니지 홈페이지에서는 각종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는 데 엔씨소프트는 공식홈페이지에서 개인이 구매할 수 있는 한도를 50만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펀플스토어 등을 통한 판매는 공식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또 실물의 상품을 전달하면서 마치 부가 상품으로 게임 내 교환권을 지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게임물등급위원회의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이미 각종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는 펀플스토어에서 해당 상품을 수천만원어치 구매했다는 유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펀플스토어 판매 사이트의 상품 리뷰에도 수백만원어치를 구매했다는 인증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SK플래닛의 'OK캐쉬백 포인트'와 연동해 결제 한도를 무제한으로 푸는 등 지속적인 '꼼수'를 부리며 법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해당 상품(펀플스토어에서 리니지 캐릭터 피규어를 판매하는 것)은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온라인 상의 게임 캐릭터를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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