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4일 개성공단 내에서 열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 모습./사진=통일부
지난해 9월 14일 개성공단 내에서 열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 모습./사진=통일부

 

[포쓰저널]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와 북측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가 맞물리면서 한반도 주변 정세가 또다시 급속 냉각되고 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냉랭해진 북-미, 남-북관계가 다시 구시대적 대결 국면으로 후퇴할 지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22일 통일부는  "북측이 이날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북 연락대표 간 접촉을 통해 '북측 연락사무소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을 우리측에 통보하고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측은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면서 '실무적 문제는 차후에 통지'하겠다고 언급했다"면서 "정부는 북측의 이번 철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북측이 조속히 복귀하여 남북간 합의대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정상 운영되기를 바란다"는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에서 합의돼 지난해 9월 14일 개성공단에 문을 연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는 개소 189일 만에 위기를 맞았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저희 사무소는 계속해서 근무하겠다'라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며 "(남측 인원이) 오늘 입경하지만, 다시 월요일 출경해서 근무하는 데는 차질이 없기를 저희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 차관은 "북측 인원들이 철수했기 때문에 이산가족의 화상상봉, 이런 부분들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하기가 조금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 재무부는 21일(현지시간)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다롄 하이보 국제화물과 랴오닝 단싱 국제운송 등 중국 해운회사 두곳을 제재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들 회사의 미국내 자산은 즉시 동결됐다. 

미 재무부는 21일(현지시간) 중국 해운사 두곳에 대해 선박 간 환적 거래 등을 통해 북한을 도운 혐의로 제재대상에 추가했다고 발표하면서, 북한의 선박 간 해상 거래가 이루어지는 지점을 표기한 지도를 공개했다./사진=미 재무부 홈페이지
미 재무부는 21일(현지시간) 중국 해운사 두곳을 북한의 제재 대상 물품 밀거래 등을 도운 혐의로 제재대상에 추가했다고 발표하면서, 북한의 선박 간 해상 거래가 이루어지는 지점(붉은 색) 을 표기한 지도를 공개했다./사진=미 재무부 홈페이지

미 재무부에 따르면 다롄 하이보는 미국의 제재대상으로 지정된 북한 백설무역회사에 물품을 공급하는 등 방식으로 조력한 혐의를 받는다. 백설무역회사는 북한 정찰총국 산하 국영기업이다. 

랴오닝 단싱은 유럽주재 북한 당국자들이 김정은 정권을 위한 사치품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랐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지난 12일 대북제재보고서에서 랴오닝 단싱이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차인 '벤츠 리무진'과 '보드카' 등 사치품 수입에 관여했다고 지목했다. 

미 재무부는 이와 함께 관련 조치로 국무부, 해안경비대 등과 함께 북한의 선박 간 거래에 대한 주의보를 갱신하면서 관찰 대상 리스트에 ‘루니스(LUNIS)’라는 한국 선박도 포함했다. 선박 간 환적 행위에 대한 주의보 발령은 지난해 2월에 이어 1년 1개월 만이다.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핵·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핵협상 중단 검토'를 밝힌 이후 나온 것이어서 긴장감을 높히고 있다.

북측이 하노이 회담을 전후해 트럼프 행정부에 요구한 핵심 사안이 대북 제재 완화인데, 미국은 이날 되레 이에 역행하는 조치를 취한 셈이고, 이후 북측의 공동연락사무소 철수 소식이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소집, 북측의 공동연락사무소 철수 결정 등에 대한 대응 방안 강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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