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포쓰저널=이예진 기자] 중국 정부가 스마트 농업을 통해 자국의 농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국 농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으며 스마트 농업을 위한 R&D(연구·개발)와 인프라 구축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뛰어난 기술력과 제품을 갖고 있는 해외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펴낸 ‘중국 농업 굴기의 배경과 전망’보고서에서 중국의 농작물, 축산분야에서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면서 중국의 농업 굴기가  식량안보에 그치지 않고 달라지는 중국인의 소비니즈와 맞춰 질적인 면으로도 성장, 글로벌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스타트업인 알래스카라이프는 수명이 다한 화물용 컨테이너를 도시형 농장으로 개조해 어디서나 쉽게 신선한 채소를 얻는다.

컨테이너 안에 센서를 이용하여 작물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한다.

2013년 설립된 이 기업은 농업인, 수경 재배 전문가, 시스템 자동화 관리자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어디서든 소규모 상업용 농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 턴키형 컨테이너 농장 솔루션 EDN(Every Day Nutrition), 새싹·어린잎 채소만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한 콤팩트 형 생산 시스템 EDN프레시(EDN Fresh), 클라우드 네트워크 연동 센서박스 및 앱 서비스 EDN스프라우트(EDN Sprout)가 이들의 주요 제품이다.

컨테이너형 EDN의 경우 기존 농업 방식과 비교해 물의 5%, 토지의 1%, 전력의 30%만을 사용해 재배가 가능하다.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고 있어 크기·장소·목적별로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맞춤화할 수 있다.

알래스카라이프는 현재 중국 내수 시장은 물론, 아랍에미리트(UAE)로 눈을 돌려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작물에 대한 재배방식의 혁신은 기존 시설원예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샹스포도농업과학시술유한공사는 시설원예에 ‘스마트 농업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해 포도를 재배한다.

이 시스템은 온·습도 센서와 연결되어 개인 컴퓨터, 스마트폰을 통해 온실의 관개, 통풍, 온도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업로드하여 분석한다.

분석 결과는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리포트로 작성되어 사용자에게 전달된다.

축산 분야에선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최근 쓰촨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 농업 기업인 데콘과 계약을 맺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양돈 선진화 사업을 시작했다.

축사 천장에 달린 카메라로 돼지 몸에 새긴 번호 문신을 인식해 추적하는 기술은 돼지 개체 수와 새끼 돼지를 구별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적외선 센서가 측정한 돼지 체온과 동작 패턴을 분석해 건강한 돼지와 아픈 돼지를 구별할 수 있는 기술 등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새끼 돼지 울음소리를 이해하는 음성 인식 기술도 도입돼 다양한 유형의 돼지 울음 소리 빅데이터를 분석해 새끼 돼지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한다.

또한 영상분석 소프트 웨어로 농장 관리 돼지의 기침소리와 체온 정보를 분석해 돼지 구제역이나 돼지 독감같은 전염병을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 접종 시기를 알아내는 기술 역시 도입될 예정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 주요 언론들은 알리바바의 이러한 시도들이 양돈 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산층을 중심으로 중국 육류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다 식품안전에 대한 니즈도 강해지며 중국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IT 노하우와 축산을 결합한 시도들이 많아지고 있다.

핀테크 기업인 중안커지(중안보험의 자회사)는 농가에 위탁해 2018년 현재 닭 10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중안커지는 닭에게 센서 발찌를 채워 하루 몇 걸음 걸었는지, 어떤 사료를 먹었는지 등을 블록체인으로 저장한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에 포장지 QR 코드만 읽히면 이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블록체인으로 방목한 닭임을 입증하고 사육·유통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 회사는 사육하는 닭의 수를 3년 내 2300만 마리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회사인 징동닷컴은 2017년부터 Kerchin(몽골 소고기제조업체)과 제휴해 소를 키우고 있다.

중안커지와 같은 방식으로 소에 센서 발찌를 채워 관련 정보를 모두 블록체인에 저장한다. 소비자가 포장지 QR코드를 스캔하면 사육에서 도축, 유통까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기존 사업인 식품 배송을 넘어 안전한 축산물을 직접 공급해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고자 한다.

농업용 장비 분야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PwC는 드론의 산업 분야별 활용가치가 기반시설에 이어 농업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드론은 다양한 방법으로 농업에 활용되고 있다.

방제에 특화된 드론은 약제통과 분사 장치를 장착하고 항공에서 방제를 수행. 짧은 시간 동안 대규모의 방제가 가능하다.

인력 활용이나 광역 방제의 경우 1ha당 살포량이 약 1000리터 이상 되지만 드론 방제의 경우 8~10리터로 해당 부분에 집중 살포가 가능해 방제 효과는 향상되고 비용은 절감될 수 있다.

또한 농경지 모니터링에 사용되는 드론은 해충과 질병 발생을 예찰하고, 품질과 수확률 등을 예측하여 작물 생산성을 높인다.

세계 드론 시장(소비자용 분야)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의 DJI15가 출시한 농업용 ‘DJI 아그라스 MG-1’는 9.8리터짜리 분사용 탱크가 붙어 있고 12분 동안 날면서 농약을 뿌린다. 1시간에 4만468㎡의 농토에 농약을 뿌릴 수 있어 기존 인력에 의존하는 방식보다 효율이 4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식습관은 달라지고 있으며 점점 더 품질에 대해 엄격해지고 있다. 새로운 아이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장착한 다양한 기업들이 등장해 달라진 소비자 니즈를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변화 속에서 농업 관련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고, 시장 참여 기회는 외국 기업들에게도 열리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들의 식습관은 달라지고 있으며 점점 더 품질에 대해 엄격해지고 있다. 새로운 아이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장착한 다양한 기업들이 등장하여 달라진 소비자 니즈를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변화 속에서 농업 관련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고, 시장 참여 기회는 외국기업들에게도 열리고 있다"며 "경쟁자가 모방하기 힘든 자신만의 확고한 핵심역량을 갖고 까다로울 수 밖에 없는 농민들로부터 인정받은 기업들에게, 중국은 도전해 볼만한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전망했다.

또 "농업, 특히 재배 영역은 오랜 경험을 통해 습득한 노하우가 핵심 역량의 기반이 되고 이는 경쟁자가 모방하기 어렵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시장에서 한번 쌓은 reference는 새로운 해외 시장으로서의 진입을 용이하게 하고 신규 진입자들이 넘기 힘든 장벽이 된다"며 중국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는 프리바(Priva)의 사례를 들었다.

프리바는 네덜란드는 대표하는 온실 솔루션 기업으로 온실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프리바는 베이징(2006년)과 상하이(2016년)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현재까지 6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양쯔강 삼각주까지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다

프리바는 50년간 축적된 재배 노하우로 단위 면적당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며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과 재배 기술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축적하고 있어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하기 어렵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