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 한국은 현재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그라운드제로 지역이다. 또한 지난 6.13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서울페이 등 지역페이(지역화폐)를 통한 소상공인 보호가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서울페이를 선도적으로 주장했었던 박원순 시장이나 김경수 경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광역단체장은 물론이고 성남시, 고양시, 양산시 등 기초자치단체까지 자신들 고유의 지역페이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울페이를 비롯한 지역페이와 지역화폐는 소상공인을 위해 가맹점 수수료를 없애겠다는 정책목적을 실현하고자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가맹점 관리와 보조금 지급 등 정책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일은 사용자에게 과연 신용카드시스템을 대체할 만큼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가라는 점과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코인)를 발행하는 경우 그 운용과 실제 사용시 문제점에 대해 충분히 검토를 하였는지가 문제된다. 

대행업자에게 일방적인 정책수단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만으로는 진정한 혁신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금으로 시장 재직 동안 비싼 대가를 치를 뿐,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지 못한다면 애시당초 잘못된 정책목표를 설정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박원순 시장 등 지역페이의 정책목표는 필자나 일부 결제전문가들이 2006년부터 주장한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신용카드는 모든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 적용하기에는 수수료가 너무 비싸고 시스템 운용이 복잡하여 결국에는 사용자와 가맹점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결제수단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재벌대기업과 금융사에게 특혜적인 카드사 인허가를 주고 별도의 시스템 투자, 기술투자 없이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네트워크에 가맹하여 꼬박꼬박 수수료를 지급하고, 금융당국의 협력을 받아 카드사용률을 높이고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착취구조를 정착시켰다. 

금융당국이 세원포착의 용이성과 세금절감이라는 명분과 실리를 내세워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제1항 가맹점의 준수사항 ‘신용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현금과 신용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위헌적인 규정을 두고 있다.

 결국 현재와 같은 가맹점 수수료 문제의 근원에는 신용카드사에게 특혜(?) 부여를 규정한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있다.

현재 일부 신용카드사에서는 이 조항의 문제를 지적하는 곳도 있으나 이는 사용자들이 90%넘게 신용카드망(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포함)을 통하여 지급결제하고 있는 현실에서 수수료 인하 요구가 거세지자 이를 모면하려는 발상에 불과한 것으로 새로운 이익극대화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에 불과하여 대다수 소상공인과 카드회원의 이익과는 무관한 주장이다.

그러므로 지역페이와 화폐를 주장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먼저 소속 정당을 통하여 잘못된 여신전문금융업법의 관련조항에 대한 개정과 보완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개인적으로는 2008년부터, 한국핀테크연구회는 2014년부터 소상공인과 국민들의 수수료부담을 완화하고 보다 편리한 결제서비스 경쟁을 위해서는 공인인증서 의무적용의 배제와 신용카드사에 대한 특혜를 규정한 위 법조항의 개정을 주장하였다. 

나아가 와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필요한 핀테크 분야의 혁신생태계를 위하여 전자금융거래법에 ‘후불전자지급수단’을 새롭게 규정함으로써 핀테크기업들이 신용카드사들과 모바일결제혁신경쟁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 줄 것을 국회와의 10여차례 포럼,  입법안  제출 등을 통하여 줄기차게 주장하였다.

그렇다면 지역페이와 화폐는 먼저, 법제도 개선부터 시작하여 이후 결제업체 사이에 혁신경쟁을 가속화함으로써 수수료 절감과 사용자 편의성 증대라는 정책적 목적을 이루는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생태계를 활용하되 독점적 서비스를 보장하는 방식의 정책적 우를 범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한 지역페이와 지역화폐가 등장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에 한국핀테크연구회에서는 오는 16일 국회 도서관 대회의실에서 국회혁신생태계활성화포럼, 더불어민주당 혁신성장팀(팀장 홍의락 의원)과 함께 QR코드 기반의 특허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한

인스타페이와 서울페이, 경남페이, 제주페이, 양산페이 등과 함께 각종 지역페이와 지역화폐를 분석하는 ‘블록체인, 지역화폐를 진단하다’라는 주제로 밋업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참가희망자는 (https://goo.gl/forms/lTUvpOessWdXeaTy2 ) 로 신청이 가능하다.

배재광 한국핀테크연구회 회장(벤처법률지원센터 대표, law@cyb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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