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 더이상의 '좀비 축구'는 없었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던 대한민국 남자 축구가 고지를 눈앞에 두고 중동 복병 요르단에 덜미를 잡혔다.

약체로 인식되던 요르단은 빛나는 투지로 펄펄 날았고 승리를 자신하던 한국은 시종 무거운 몸놀림으로 게임을 풀어내지 못했다.

선수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부재 전술'은 더이상의 요행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 완패했다.

전반 휘슬과 동시에 요르단은 거세게 한국을 밀어부쳤다.
 
김민재가 결장한 한국은 몇번의 수비불안을 보이기도 했지만 골키퍼 조현우의 얼굴 마크 등 선방이 골망을 지켜냈다.

전반적으로 밀리는 와중에도 간간히 선보인 한국의 화력은 역시 위협적이었다.

전반 18분 요르단 뒷공간으로 파고든 손흥민이 정승현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를 넘겨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골이 취소됐다

전반 28일에는 설영우가 문전 돌파를 시도할 때 요르단 선수에 걸려 넘어지면서 패널티킥이 선언됐다가 VAR(비디오판독) 결과 취소됐다. 충돌 순간 설우영의 발이 요르단 선수의 발 위에 놓인 것이 포착된 탓이다.

전반 31분에는 이재성의 헤더가 오른쪽 포스트를 강타했다.

전반 41분 한국 수비수 셋을 돌파한 야잔 알나이마트가 노마크 슈팅 찬스를 만들었으나 조현우가 얼굴로 막았고 다시 이어진 슈팅도 조현우의 발 뒤꿈치에 걸렸다.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설영우의 측면 크로스를 받은 황인범에게 절호의 찬스가 왔지만 슛이 하늘로 향했다.

선제골은 결국 요르단이 가져갔다. 

후반 8분 한국 패스를 끊은 공을 알 타라마리가 치고들어가며 스루 패스한 공을 알 나이마트가 그대로 골로 성공시켰다. 

또 다시 '좀비 축구'가 불가피해지면서 클리스만 감독은 후반 10분 박영우 대신 조규성을 투입했다.

그러나 후반 20분 요르단 에이스 알 타마리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전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중원에서 황인범의 패스를 가로챈 알 타마리가 패널티 구역까지 끌고오며 드라이빙 슛을 성공시켰다.

수퍼컴퓨터 축구 통계 전문매체 옵타는 한국이 요르단을 꺾을 확률이 69.6％라고 예측했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최대 이변의 주인공인 요르단은 E조 3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뒤 결승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한국이 16강 사우디아라비아 전과 8강 호주 전에서 잇따라 '120분 혈투'를 벌이면서 체력을 소모한 것이 결정적인 부담이었다.

수비의 핵인 김민재가 호주 8강전 경고 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하면서 수비불안도 가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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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로 87위인 요르단보다 64계단이나 높았지만 숫자에 불과했다.

또다른 4강전인 이란-카타르 전은 8일 오전 0시 도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 결승전은 중동 국가들 끼리의 잔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