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연합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연합

[포쓰저널]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전날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해병대사령부의 김 사령관과 부사령관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공수처는 16일부터 이틀간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사무실 및 자택, 박진희 전 국방장관 군사보좌관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대령) 등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경찰에 적법하게 이첩했음에도 국방부 검찰단이 이를 불법적으로 회수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압수한 자료들에 대한 검토 작업을 한 뒤 관련 인물들에 대한 소환 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사령관 등에 대한 강제수사는 박 대령이 지난해 8월 수사  외압 의혹을 고발한 지 5개월 만이다.

박 대령 측은 지난해 8월23일 유 관리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을 수사 외압(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박 대령 측은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최초로 수사한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음에도 유 관리관과 국방부 검찰단, 해병대 상부가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고 지시하는 등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9월8일 박 전 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해병대 1사단을 방문조사했다. 

같은 달 공수처는 채 상병 사건을 처음 이첩받았던 경북경찰청 관련자들에 대한 면담 조사도 진행했다. 

관련 사건을 수사했던 해병대 중앙수사대장(중령) 등 수사단 관계자들도 조사했다.

공수처 수사가 실무자들을 넘어 국방부와 대통령실 등 '윗선'까지 진행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지난해 10월24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5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이들의 고발은 박정훈 대령 등의 진술을 토대로 한 것이다.

박 대령 측은 경찰에 넘길 자료에서 관련자들의 혐의 내용, 죄명 등을 빼라고 직접 압박한 사람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지만 그 윗선에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과 윤 대통령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31일 오전 11시경 대통령실 비공개 회의에서 국가안보실로부터 '해병대 1사단 익사사고 조사결과 임성근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 예정'이라는 보고를 받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곧바로 이종섭 당시 국방부장관에게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게 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질책했고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격노에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불과 하루만에 자신의 서면 결재 결과를 번복하고, 해병대 수사단에 ‘혐의자를 특정하지 말라’,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통보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이 감싸려고 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은 소령 시절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는데, 당시 외교안보수석실 선임행정관이었던 이종섭 전 국방장관(당시 대령), 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비서관이던 김태효 현 국가안보실 1차장과 근무연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병대 1사단 소속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19일 경북 예천군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작업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14시간 뒤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채 상병은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없이 실종자 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져 군 지휘부의 수색 지휘 과정에서 무리한 지시가 떨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해병대 수사단이 수사 내역을  지난해 8월2일 경북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 국방부는 박 전 수사단장이 이 전 국방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군형법상 항명죄와 상관명예훼손죄로 군사법원에 회부해 재판이 진행중이다.

김계환 사령관은 2월 1일 예정된 박 대령의 2차 공판에 증인 출석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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