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 연대와 공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하고 있다. 남 전 민정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최초로 언론에 제보한 사람은 자신이라고 밝혔다. 2023.12.27/연합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 연대와 공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하고 있다. 남 전 민정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최초로 언론에 제보한 사람은 자신이라고 밝혔다. 2023.12.27/연합

 

[포쓰저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최측근인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2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언론에 최초로 제보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밝혔다.

남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 내 이낙연계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남씨는 이낙연 전 대표가 국무총리 재임 시절 총리실 민정실장을 지냈고 현재 연대와공생 부이사장으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작업도 돕고 있다.

대장동 의혹이 처음 제기된 건 2021년 8월 31일 경기경제신문 박종명 기자가 익명의 제보에 근거해 쓴 '이재명 후보님, '화천대유자산관리는 누구 것입니까?' 제하의 기자수첩에서다.

당시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국면이었는데  이 전 대표는 자신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이 대표를 향해 대장동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박 기자는 최근 '대선 개입 여론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면서 보도 경위에 대해 "이낙연 당시 후보의 최측근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박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익명의 제보자는 본지에 '성남의 뜰이라는 회사가 대장동 사업에 진행하는 개발사업에 (주)화천대유자산관리회사가 참여하게 된 배경을 두고 그 이면에 더불어민주당 대권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당시 성남시장)의 비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혹의 입소문이 떠돌고 있다'며 투고해 왔다'고 썼다.

또 "이어 제보자는 '시민들은 이재명 후보가 몸통이 아니라고 믿고 싶어합니다. 이재명 후보가 내세우는 공정과 정의 그리고 성과의 깃발에 국민들은 환호합니다. 하지만 거짓을 진실로 현혹시켜 판단을 마비시킨다면 이것에 대한 폐해는 온전히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민주당이 더 망가지지 않도록 대선 후보로서 정직한 답변을 기대합니다. 민주당이 다시 집권하기 위해서는 후보의 용기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적었다.   

남씨는 이날 "2021년 7월 초순 대장동 원주민 한 분이 찾아와 대장동 비리 의혹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당시 경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으로 사실관계를 알아봤다"고 말했다.

또 "제보와 수집 자료를 2주간 분석한 결과 김만배 씨의 역할이 드러났다"며 "성균관대 출신 법조 인맥은 상상을 초월했고 조성 원가 횡령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했다.

다만 관련 분석 내용이나 언론 제보 사실에 대해선 이낙연 전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남씨는 "이재명 후보 측에서 이낙연 후보가 '네거티브' 한다고 공세를 강화하던 때라 역공의 빌미만 제공할 것이라 판단, 이 전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고 언론에 제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제보 사실 공개 경위와 관련해선 "박 기자의 '이낙연 최측근이 제보했다'는 말에 대해 이 전 대표가 묻기에 '털고 나가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했다고 남 전 민정실장은 전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를 지지자들이 대장동 공세를 폈던 이 전 대표에 대선 패배 책임을 돌리는 점도 비판했다.

남씨는 "대장동은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악순환 굴레"라며 "일부 지식인과 언론인들은 이 전 대표에 사과를 요구하고, '개딸'(개혁의딸,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 등은 '검찰이 이재명 제거를 위해 만든 조작 사건'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진실을 뒤집어도 좋다는 비양심적인 말이 난무하고, 지금도 적반하장 논리로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음모로 분열과 증오를 키운다"고 했다.

남씨는 "범죄 행위가 대선 패배 원인이 됐을지언정 범죄를 제보한 사람이 대선 패배 원인을 제공했다는 건 왜곡된 논리"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를 향해선 "대장동을 비롯해 성남시장 시절의 여러 의혹에 대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며 "진실 앞에 당당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보 사실 공개가 민주당과의 결별 선언이냐는 질문엔 "진실만이 힘이고 당의 전통이라는 점을 당이 잘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지, 당과 헤어질 결심으로 한 게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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