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담벼락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
2023년 12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담벼락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

[포쓰저널] 서울 종로구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1, 2차 범행 피의자 중 2차 모방 범행 피의자는 구속돼고 미성년자인 1차 범행 피의자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설모(28)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연뒤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설씨는 17일 오후 10시 20분경 경복궁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를 받는다.

설씨는 범행 하루 뒤 경찰에 자수했다. 

설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며 "죄송하다. 아니 안 죄송하다. 저는 예술을 한 것뿐이다"라고 적었다. 

'미스치프'는 2019년 결성된 미국 아티스트 그룹이다.

이 부장판사는 설씨의범행 하루 전날 경복궁 담장에 낙서한 혐의를 받는 임모(17)군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고 이로 인한 법익 침해가 중대한 사정은 존재한다"면서도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피의자가 만 17세의 소년으로 주거가 일정한 점,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관련 증거들도 상당수 확보돼 있는 점 등을 비롯해 피의자의 심문 태도, 변호인의 변소 내용을 감안할 때 피의자에 대해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군은 16일 오전 1시 42분경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등 세 곳에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 주소 등을 적어 문화재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임군은 공범 김모(16)양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지만, 경찰은 김양의 경우 나이와 범행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임군과 김양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배후 인물로부터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한 뒤 인근 광화문광장 내 세종대왕상으로 이동해 낙서하라는 추가 지시를 받았다. 

이들은 경비가 삼엄하다며 추가 범행은 거절했다고 한다.

지시를 내린 배후 인물은 임군과 텔레그램으로 접촉했다. 
이 인물이 11일 텔레그램 단체방에 '일하실 분, 300만원 드린다'라는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임군이 연락하자 자신을 '이 팀장'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임군과 김양은 범행 과정에서 택시비 명목 등으로 5만 원씩 두 차례 걸쳐 총 1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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