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gs3 유전자 이용..메탄 발생 삼출물 배출 억제"

벼 재배 시 메탄 가스 발생 구조도/농촌진흥청
벼 재배 시 메탄 가스 발생 구조도/농촌진흥청

[포쓰저널] 메탄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인 벼 품종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됐다.

유전자 조작 등 인위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벼에 원래 있었던 gs3 유전자를 도입해 메탄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농촌진흥청은 벼 씨알(종실)을 크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지에스쓰리(gs3)에 메탄을 줄이는 작동 원리(기작)가 있음을 새롭게 밝히고, 메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그린라이스 벼 계통 ‘밀양360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린라이스'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화학비료 50% 저사용 및 메탄가스 저발생 신초형 벼를 말한다. 

농진청에서 작년부터 논에서 온실가스 발생을 저감하기 위해 저탄소 그린라이스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조작 등 인위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벼에 원래 있었던 gs3 유전자를 도입해 메탄을 획기적으로 감축한 결과라 주목된다.

벼 뿌리에서는 메탄을 발생시키는 고세균의 먹이가 되는 물질(삼출물)을 배출한다. 

gs3 유전자는 이 물질이 적게 분비되도록 작동해 메탄 발생을 줄이고 대신 벼알을 굵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2019년 개발한 ‘밀양360호’는 영남지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새일미’에 ‘신동진’의 gs3 유전자를 도입해 육성한 중만생종 벼다. 

‘새일미’ 재배에 비해 메탄이 약 16% 적게 발생한다. 

비료를 50% 줄이면 메탄 감소 폭은 약 24%로 커진다.

일반적으로 비료를 50% 줄이면 수확량도 약 15~20% 감소하는데, ‘밀양360호’는 절반 수준인 7%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료를 관행(90kg/ha) 대비 50% 줄이면 메탄 발생은 약 9~11%의 메탄이 감축된다.

‘밀양360호’는 비료를 지나치게 많이 주면 쓰러질 수 있으나 적게 주어 재배하면 ‘삼광’보다 밥맛이 우수하고 흰잎마름병과 도열병에도 강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쳐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2023, IF=30.7)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한편, 농업 분야는 2030년까지 22.5%(2018년 대비) 탄소배출 감축 정책을 추진 중이다.

특히 메탄 감축을 위한 국제메탄서약(Global Methane Pledge) 출범 등으로 메탄 배출 비중이 큰 농업 분야의 적극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논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양은 2021년 기준 약 7억4500만 톤에 달한다.

한국의 경우 2018년 기준 국가 전체 메탄 배출량 2800만 톤 중 논에서 발생하는 양이 약 28.2%(770만 톤)를 차지한다.

농촌진흥청 논이용작물과 오기원 과장은 “벼 식물체의 유전자를 이용한 전통 육종으로 메탄을 줄인 연구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며 “이 연구 결과의 가장 큰 의의는 온실가스 감축 이행점검 비용이나 추가적인 노동력 없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식량안보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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