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노위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
이해욱 "정규직 비율, 3년 내 80%"
허영인 "2조2교대 방식 변경 검토"

허영인 SPC그룹 회장(왼쪽)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오른쪽)이 2023년 12월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사진=이현민 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왼쪽)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오른쪽)이 2023년 12월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사진=이현민 기자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이해욱(55) DL그룹 회장과 허영인(74) SPC그룹 회장이 산업재해 사망사고와 관련해 1일 국회에 불려 나와 사과하고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그룹에서 산재 사고가 유독 빈발할 문제도 있지만 이 회장과 허 회장은 평소 외부 노출이 거의 없는 '은둔형 재벌'이어서 이날 청문회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부분 불참한데다 참석 의원들도 '질책성 발언' 외에는 딱히 청문회를 달굴 만한 이슈를 제시하지 못하고 '보여주기'  인상만 남겼다. 

국회 환경노농위원회는 이날 오전 이 회장과 허 회장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소환해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를 열고 질타했다.

의원들의 질타에 이해욱 회장은 "회장으로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며 의원들의 지적을 받아들이겠다“며 ”유족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며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현장을 운영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전 관리자 측면에선 정규직화를 진행할 것”이라며 “현재 55% 수준인 정규직 비율을 3년안에 80%, 궁극적으로 100%를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타 건설사와 비교해 낮은 것으로 지적된 작업중지권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허영인 회장도 "지난 사고에 대해 너무나 안타까움을 느끼며 안전 교육을 계속 해왔지만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전문가들을 영입해 적극적으로 안전경영위원회를 운영, 다시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발표한 2025년까지 안전관리에 1000억원 투자도 약속데로 이행하겠다고 했다.

허 회장은 또 "해외 여러곳을 다니다 보니 이제는 작업현장에 로봇이 대세임을 알게 됐다. 이제 우리 현장에도 위험한 시설에는 자동화로봇을 적극 도입해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살인적 노동으로 지적된 2조2교대 방식에 대해선 "논의를 통해 검토하겠다"고 했다.

청문회에선  DL이앤씨 건설현장과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 및 샤니 제빵공장에서 각각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고 경위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이해욱 회장을 향해 “2년간 발생한 산업재해 7건 중 4건은 임의 작업 중 발생한 사고”라며 “DL측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때 임의작업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구조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업 현장에 허가받지 않은 인력이 들어간 것은 큰 문제”라며 이 회장을 향해 “안정교육에 책임을 느낀다면 현장감독 안전관리를 조속히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DL은 타 건설사와 비교해 작업중지권 요청 건수가 낮다”고 지적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DL그룹 산재사고는 대부분 하청업체 및 협력업체 직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고 원인이나 책임을 협력업체에게만 떠넘기면 안되지 얺냐“며 ”증인은 이점에 대해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으며 진짜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에 대해선 국정감사에 불출석하고 해외출장을 하게 된 경위, 실질적 경영여부, 2조2교대 근무 방식, 지난해 밝힌 안전관리 1000억 투자계획 실체에 대한 추궁이 집중됐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 출장으로 불출석 했다. 해외에서 체결했다는 MOU 현황을 보니 사명 당사자에 증인은 없었다”며 “해당 MOU는 법적효력도 없을뿐더러 본래 황종현이 체결하기로 한 협약이었다. 그런데 증인이 직접 체결하기 위해 해외에 직접 찾아간 것이 말이 되냐”고 질타했다.

또 지난해 SPC그룹 측이 발표한 안전 경영 1000억원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1000억 예산은 기존에 계획돼 있는 투자계획을 다 긁어모아 안전 투자라고 포장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살인적 노동으로 지적되는 2조2교대 방식을 문제 삼았다. "CJ제일제당은 4조 3교대로 운영되고 있는데 SPC는 여전히 상당수의 계열사가 2조 2교대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며 근무 방식의 변경을 촉구했다.

박정 환노위 위원장은 "SPC 직원 현황보면 신규채용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열악한 근무환경이 반영된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해욱 회장과 허영인 회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산재 사고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출석한 바 있다. 

DL그룹 핵심 계열사 DL이앤씨의 건설현장에서는 중대재해법 시행 후 올해 8월까지 총 8명의 노동자 산재 사고로 사망했다.

SPC그룹은 지난해 10월 그룹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직원이 끼임 사고로 숨진 데 이어 올해 8월에는 또 다른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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