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카카오가 최근 낭비의 요인으로 지목된 골프장 법인 회원권을 매각한다.

30일 카카오에 따르면 홍은택 총괄대표는 이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환수한 자금은 휴양 시설 확충하는 등 크루(임직원)들의 복지를 늘리는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매각하는 골프장 법인회원권 규모는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골프장 건은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의 문제 제기로 불거졌다.

김 총괄은 2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골프회원권을 파악해보니) 100여명의 대표이사들은 골프회원권이 없었는데 그룹 내 특정 부서의 경우 한달에 12번이나 골프를 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부서에 대해 “한달에 12번이면 4일짜리 KPGA(프로회) 3주 연속 출전 수준.. 체력이 부러워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29일에는 관리부서 실장급이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 회원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김 총괄은 사내 임원으로부터 ‘골프를 안쳐봐서 모른다. 답답하다’는 등의 항의 전화를 받기도 하는 등 내부에서 저항도 있었다고 했다.

특정 임원, 부서들이 초고가 골프회원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과 비교해 직원들의 휴양시설은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총괄은 “직원들 휴양 시설은 1년에 2박도 못 갈 정도로 열악하다”며 “골프 회원권 75%를 매각해 휴양 시설·보육시설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홍 대표는 김 총괄이 언급한 대외협력비(법인 카드) 문제는 이미 개선안을 마련해 시행해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총괄은 페이스북 글에서 “법인카드는 모두 클린카드로 변경해서 12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클린카드는 직원들이 불건전 업소를 이용하는 것을 봉쇄하기 위해 만든 법인카드를 말한다.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IDC)와 서울 아레나, 제주 유휴부지 개발과정 등 김 총괄이 제기한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도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감사에 착수했다고 홍 대표는 전했다.

김 총괄이 회의 도중 임원들 앞에서 폭언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외부 법무법인에 조사 의뢰할 것을 윤리위원회에서 건의해 와서 수용하기로 했다”며 “외부 기관들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판단은 윤리위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총괄은 29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내년 1월 제주도 프로젝트에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직원들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는데,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반박하면서 10분간의 언쟁이 있었고, 그 과정에 ‘이런 개XX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 라고 욕설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개XX'라는 용어를 쓴것에 대해 사과했으며, 만약 문제가 된다면 사내 규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김 총괄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현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삼성SDS 입사 선배다.

9월 카카오가 공동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의 인적구성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영입됐다.

그는 카카오 출범 당시 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