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2023년 2월22일(현지시간) 인도 부다가야의 마하보디 사원에서 열린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대법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한불교조계종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2023년 2월22일(현지시간) 인도 부다가야의 마하보디 사원에서 열린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대법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한불교조계종 제공

[포쓰저널] 29일 칠장사 화재와 그곳에서 입적한 전직 총무원장 자승스님 건과 관련해 대한불교조계종이 30일 자승스님 본인이 스스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조계종 대변인 겸 기획실장인 우봉스님은 이날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연 브리핑에서 "(자승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했다. 

소신공양(燒身供養) 자화장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자승스님은 "생사가 없다 하니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게(스님이 입적에 앞서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남기는 말이나 글)를 남겼다고 조계종은 전했다.

조계종은 전날 사고 소식이 알려진 직후에도 공식 입장문을 내어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법구는 자승스님”이라며 “요사채에서 홀로 계시다가 입적하신 것으로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좀더 명확한 경위 파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자승스님이 입적한 칠장사 화재 사고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 에 들어갔다.

감식인원은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과, 안성경찰서,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 소속 17명으로 구성됐다.

합동감식팀은 불이 시작된 지점과 연소 패턴 등 화재 원인 조사에 집중하고 필요한 경우 화재 잔해를 수집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키로 했다.

자승스님은 전날 오후 6시 50분경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소재 사찰인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불이 나 입적했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냈다. 

자승스님은 사고 당일 오후 1시쯤 칠장사를 방문해 요사채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후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대원들에 의해 건물 내부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자승스님의 시신을 국과수에 의뢰해 형제 등 유족의 유전자(DNA)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신원을 확인키로 했다.

자승스님 차량에서 발견된 유서 형식의 메모에는 칠장사 주지스님에게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라고 적혀있다. 

또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니 검시를 할 필요가 없다. 폐쇄회로(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칠장사 내 설치된 모든 CCTV(폐쇄회로텔레비젼)영상을 분석하고, 메모에 쓰인 필체가 자승스님이 쓴 게 맞는지 가리기 위해 필적감정도 진행하기로 했다.

자승스님은 종단에서 '전법의 선승'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대표적인 사판승(행정 담당 스님)으로서 종단 권력을 지나치게 흡수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1954년 강원도 춘천 출신인 자승스님은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제30대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스님 밑에서 제자로서 불법을 배웠다.

동화사, 봉암사 선원 등에서 안거 수행하고 수원 포교당, 삼막사, 연주암 주지 등을 역임했다. 

1986년부터는 총무원 교무국장으로 종단 일을 시작했다.

자승스님은  서의현 총무원장 시절 그는 밑에서 종단관 관련한 다양한 지식을 섭렵하고 총무원 재무부장, 총무부장 등을 지내고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4선 하면서 인지도를 넓혔다. 

2006년 14대 전반기 중앙종회에서는 의장을 지냈다.

2023년 11월 30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칠장사 요사채 화재 현장 출입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이 화재로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입적했다. /연합
2023년 11월 30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칠장사 요사채 화재 현장 출입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이 화재로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입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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