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전 의장 이사회 복귀

10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된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1월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된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2023년 1월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경영 투명성을 제고해 시장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지만, 임원진의 사법리스크나 복잡한 지분구조 문제, 실적 개선 등 선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

빗썸코리아가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중 1호 상장사가 된다.

빗썸코리아 관계자는 13일 "지난달 말 삼성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목표 상장 시점은 2025년 하반기"라고 밝혔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중 어느 쪽으로 상장할 지에 대해서는 상장을 목표로 검토하면서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IPO 추진 이유에 대해 "경영 투명성 제고가 목표"라며 "IPO를 추진하게 되면 경영 투명성, 내부 통제 등을 심사받고 상장 이후에도 계속 관리를 받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저희는 거래하기 안전하고 경영도 투명하게 하는 거래소라는 것을 외부로부터 인정받고 알리고 싶다"고 했다. 

이번 IPO 추진을 앞두고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의장은 빗썸홀딩스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의장의 이사회 복귀 이유에 대해 "세세하게 잘 알지는 못한다"며 "주주로서 이사회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의장은 현재 '1천억대 사기' 의혹으로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이어서 IPO 추진에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BK메디컬그룹 김병건 회장에게 빗썸 인수와 공동경영을 제안하면서 가상화폐 BXA코인(빗썸코인)을 빗썸에 상장시키겠다고 속이고 계약금 명목으로 약 1억달러(당시 환율 1120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검찰은 이 전 의장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 전 의장과 김 회장 간에 체결된 투자합의서에 구속력이 없다는 조항이 있고, BXA 코인 상장을 확약한다는 내용도 없어 기망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16일 항소심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 

코인 상장 청탁 의혹을 받는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는 이사회에서 제외됐다. 빗썸 관계자는 "사임하셨다. 건강상 문제도 있고 소송 진행 중이면서 경영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고 먼저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프로 골퍼 안성현씨와 함께 2021년 9~11월 사업가 강종현(41·구속기소)씨로부터 ㄱ 코인을 거래소 빗썸에 상장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30억원, 합계 4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 2개, 1억원 한도 회원제 레스토랑 멤버십 카드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재원 빗썸코리아 대표가 빗썸홀딩스 대표를 겸직한다. 이 대표는 이 전 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실적 개선과 국내 거래소의 업비트 쏠림 심화, 복잡한 지분구조 문제 등도 빗썸이 풀어야 할 과제다. 

빗썸코리아의 2분기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2분기 매출은 320억원으로 61.3% 줄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2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9.6% 급감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800억원으로 60.9% 감소했다.

가상자산 전문 시황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5분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24시간 거래량(약 39억 달러) 중 업비트는 약 33억 달러로 83.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빗썸은 약 5억8000만 달러로 비중은 14.8%에 불과했다.

빗썸은 복잡한 다단계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최상단에 '이니셜' 이라는 회사가 있고 이니셜→이니셜1호투자조합→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순으로 내려오는 구조다. 

6월 말 현재 빗썸코리아는 빗썸홀딩스가 73.56%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 말 기준 비덴트는 빗썸홀딩스 지분 34.2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인바이오젠은 비덴트의 18.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니셜1호투자조합은 인바이오젠을 9.2%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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