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화폐—준비금 은행제도를 넘어서'(원제:  Sovereign Money. Beyond Reserve Banking)= 저자 조세프 후버(Joseph Huber), 역자 유승경,발행 2023년 10월 31일, 쪽수 336쪽, 크기 153 * 225 mm, 발행처 진인진.
'주권화폐—준비금 은행제도를 넘어서'(원제:  Sovereign Money. Beyond Reserve Banking)= 저자 조세프 후버(Joseph Huber), 역자 유승경,발행 2023년 10월 31일, 쪽수 336쪽, 크기 153 * 225 mm, 발행처 진인진.

[포쓰저널] '주권화폐'(Sovereign Money)의 원형은 미국의 주화다.

미국의 주화는 중앙은행(FRB)이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재무부가 발행한다. 미국의 지폐는 중앙은행의 부채이지만 주화는 중앙은행의 자산으로 기록된다. 

저자는 이 주권화폐야 말로 현대경제의 숙명과도 같은 경제 위기와 금융 위기를 풀어내는 열쇠라고 지목한다.

현행 은행화폐체제에서는 화폐의 공급이 일반 상업은행의 영리적 판단과 대출을 받고자 하는 가계와 기업의 의사에 의존하기 때문에 경기 변동이 증폭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경제학 교과서는 은행이 보유한 지급준비금의 규모와 통화량 간에는 안정적 비례관계가 있는 것처럼 가정한다. 즉 대출의 규모는 기존 지급준비금 규모의 제약을 받는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지급준비금과 통화량 간의 안정적 관계는 현실에서 나타나지 않는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현행 은행화폐체제에서의 경기변동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는데, 지금 최근의 한국 현실과 너무나 흡사하다.

 “경기 전망이 좋으면 은행들은 이윤을 쫓아서 대출을 늘리려 하고 다른 한편으로 가계나 기업의 대출 수요도 늘어난다. 따라서 경제의 낙관적 분위기는 쉽게 경기 과열과 자산가격의 거품을 낳아 금융위기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 특히 새롭게 창조된 화폐가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매수를 뒷받침하게 되면 고질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대출의 증가는 자산에 대한 수요를 높이지만, 그러한 자산시장의 공급은 매우 늦게 반응하기 때문에 쉽게 자산가격이 급등한다. 더구나 대부분의 대출이 기존 자산의 매입에 사용되는지라 실물 경제의 생산능력은 그만큼 개선되지 않는다. 그래서 민간 부채의 수준은 높아지지만 국민소득을 직접적으로 높이지 못한다. 그래서 민간부채 수준이 소득증가보다 빠르게 증가한다.” 

저자는 부채를 수반하지 않는 화폐의 발행을 현 경제시스템의 고질적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안한다. 

통화량이 늘어난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한다. 

그렇지만 경제의 순조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통화량이 생산성 향상에 맞춰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품화폐경제의 가장 부정적 현상인 디플레이션이 일어나 기업은 이윤을 실현하지 못하고 매출로써 부채도 청산하지 못한다. 

결국 통화량은 꾸준히 증가해야 경제는 순조롭게 성장한다. 

그런데, 현 화폐시스템에서 현금과 같은 본원통화는 국가부채 누적을 통해 늘어나고 유통화폐는 즉 대출을 통해서 늘어난다. 

현행 시스템에서는 경제가 요구하는 화폐가 공공 및 민간 부채의 과잉을 수반하기 때문에 경제 위기와 금융 위기는 숙명과도 같다는 것의 저자의 결론적 진단이다. 

저자는 국가가 (중앙은행을 통해서) ‘부채 아닌 화폐(debt-free money)’를 창조하고 그 화폐를 은행의 대출이 아니라 정부의 지출을 통해서 공급하는 주권화폐체제를 제안한다. 과연 ‘부채 아닌 화폐’를 상상할 수 있는가? 저자는 미국의 주화를 주권화폐의 원형으로서 제안한다. 

후버 교수의 주권화폐 주장은 그 혼자만의 독특한 입장이 아니다. 

20세기의 초반부터 화폐를 은행의 부채로서 발행하는 현대 화폐체제에 대한 문제의식은 등장했다. 

대공황 시기에 시카고 대학에 적을 둔 일단의 저명한 미국 경제학자들이 부분지급준비금제도를 완전 지급준비제도로 전환하자는 이른바 '시카고 플랜'을 제안했다. 

2012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소속 경제학자들이 '시카고 플랜'을 다시 상기시키며 완전지급준비 제도로의 개혁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에서는 부분지급준비제도를 폐지하고 주권화폐를 도입하자는 시민학술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현대의 화폐체제는 사실상 크게 변했다.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라는 정책을 통해 인쇄기에 의존하여 화폐를 발행하고 그 화폐로써 금융상품을 사들였다. 

그런 현실 변화를 반영해 최근 들어 화폐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으며 후버 교수의 ‘주권화폐’도 그런 새로운 세계적 논의의 맥락에서 출판된 대표적 저작이다. 

'주권화폐—준비금 은행제도를 넘어서'의 원본은 조세프 후버 할레비텐베르크 마틴 루터 대학교(Martin Luther University of Halle-Wittenberg) 석좌 교수의 2017년 작 Sovereign Money. Beyond Reserve Banking, London: Palgrave Macmillan 이며, 유승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수석연구위원이 번역했다. 

1948년 독일 만하임에서 태어난 조세프 후버 교수는 70년대 중반 대안경제 관련 연구와 실천을 시작한 이래 이중 노동시장, 생태 현대화이론 및 정책, 화폐이론, 화폐개혁이론 분야를 천착해온 사회학/경제학 연구자다. 

생갈렌 대학교(University of St Gallen)의 연구원과 베를린 자유대학교(Free University of Berlin)의 학술 조교수를 했고, 1992년부터 2012년 까지 마틴 루터 대학에서 경제/환경 사회학 과장을 역임했다. 

1980년대에는 여러 정부 및 기업의 산업생태학 관련 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뉘른베르크의 환경은행(Umweltbank)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09년에는 화폐 개혁을 위해 활동하는 독일 비영리 단체인 모네타티브(Monetative)를 설립하고, 자신의 웹사이트(www.sovereignmoney.eu)를 운용하고 있다. 

이번 한국어 번역판을 위한 저자 서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번역자인 유승경 연구위원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 주립대와 프랑스 사회과학대학원( École des hautes études en sciences sociales )에서 공부했다. LG경제연구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서 근무하고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의 원장을 역임했다. 

역자는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장 시설 초벌 번역을 마치고, 퇴임 후 본격적인 교정 및 색인 작업과 함께 30쪽에 달하는 역자해제를 작성해 원서의 내용을 명료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 내 기본소득 연구의 권위자이자 현재 사단법인 기본사회 이사장을 역입하고 있는 강남훈 한신대학교 명예교수가 추천사를 작성했다.

'주권화폐—준비금 은행제도를 넘어서'의 후속 작업으로 저술된 동일 저자의 2023년 저작 The Monetary Turning Point - From Bank Money to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도 2024년 초 진인진에서 번역 출판될 예정니다. 

■ '주권화폐—준비금 은행제도를 넘어서'(원제:  Sovereign Money. Beyond Reserve Banking)= 저자 조세프 후버(Joseph Huber), 역자 유승경,발행 2023년 10월 31일, 쪽수 336쪽, 크기 153 * 225 mm, 발행처 진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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