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작가노조, 제작사측과 잠정합의 체결
"AI 학습용 자료 허용하되 임금은 그대로"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넷플릭스 스튜디오 밖에서 파업 중인 미국작가조합(WGA)과   배우조합(SAG-AFTRA) 회원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게티연합.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넷플릭스 스튜디오 밖에서 파업 중인 미국작가조합(WGA)과   배우조합(SAG-AFTRA) 회원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게티연합.

[포쓰저널 = 반지수 기자] 인공지능(AI)의 작가적 활동에 대항해온 미국 할리우드 방송·영화 작가들의 파업이 5개월 만에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이 AI 학습 자료로 사용되는 것을 허용하는 대신 대본 작성에 AI가 개입하더라도 급여 삭감은 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AI와의 공존'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작가 노동조합(WGA)이 주요 제작사들과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할리우드 미국 작가 노조와 넷플릭스, 월트디즈니 등 메이저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은 AI(인공지능) 도구 개발에 작가 기존 대본 사용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146일 만에 할리우드 제작사들에게 작가들의 대본을 AI 언어 모델 훈련에 이용할 권리를 주는 데 잠정 합의했다. 

대신 작가들은 제작사들의 콘텐츠 제작에 AI가 부분적으로 도입되더라도 전체 대본 작업에 대한 보상을 받는 조건으로 합의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가들은 영화나 드라마, 방송 대본 등 콘텐츠 제작에 AI가 도입되면 작가들의 일자리를 상당 부분 뺏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WSJ에 따르면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대본 요약부터 특수 효과, 홍보·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AI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할리우드 작가 1만1500여 명이 소속된 WGA은 26일(현지시간) "우리 조합의 협상위원회와 동부·서부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AMPTP과의 합의를 권고했다"며 파업을 27일 오전 0시 1분에 끝낸다고 밝혔다.

5월 2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  WGA는 영화·TV제작자연합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OTT 스트리밍에 따른 재상영분배금 인상 △AI를 활용한 대본 작성이나 수정 금지 등을 요구해 왔다.

배우 16만여 명이 소속된 배우·방송인 노조도 7월부터 파업에 들어가며 WGA와 연대했다.

WGA와 AMPTP의 합의안에는 기본급을 올해부터 3년 동안 연간 5%, 4%, 3.5%씩 순차적으로 인상하는 내용과 작가실에 최소 3명의 작가 고용을 보장하는 내용, 스트리밍 데이터를 WGA에 제공하고 재상영 시간에 따라 추가 분배금을 작가에게 지급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CNN은 할리우드 양대 노조의 파업으로 전국적으로 약 50억달러(약 6조8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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