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업계 첫 영농형태양광 전용 모듈 개발..새 성장동력 주목
농가소득 증대, 농토 보전 기대..농지 훼손, 농업생산성 감소, 투기 우려도

14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 전경. 벼가 자라고 있는 논위에 태양광 모듈이 설치되있다./사진=문기수 기자
14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 전경. 벼가 자라고 있는 논위에 태양광 모듈이 설치돼 있다./사진=문기수 기자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13일 찾은 경상북도 경산시 영남대학교 내 영농형태양광발전 실증단지. 590평 규모의 실증단지 내 서 있는 다양한 종류의 영농형태양광발전시스템 모듈 아래 밭에서는 벼, 배추, 파 등 다양한 농작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영농형태양광발전시스템이란 논이나 밭 등 농지위에 태양광발전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산림훼손 방지와 농토보전 ▲친환경 전력생산을 통한 탄소절감 ▲농민들의 소득 향상이라는 장점이 있다.

다만, 무분별한 설치에 따른 환경 및 농지 훼손, 농산물 생산성 저하에 따른 식량 안보 위협, 외지인의 투기 등도 우려되며 관련 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도심이나 공단지역에도 여유 공간이 많은데 곡물 자급률이 20% 수준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굳이 농지를 훼손하면서까지 태양광 발전을 할 이유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농민들의 안정적인 수익성 담보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로, 태양광이 아닌 농산물의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보다 근복적인 정책을 마련하라는 요구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과 영남대학교는 2019년부터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단지내에는 총 100kW 규모의 영농형태양광발전시스템이 설치됐다. 구역별로 일반 모듈, 수직형 모듈, 협소형 모듈 등 다양한 모듈이 설치됐다.

영남대 연구진과 한화큐셀 관계자는 영농형태양광이 고령화와 농촌인구 감소로 소득이 줄어들고 있는 농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의 ‘2022년 농가경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개 농가의 농업소득은 948만원으로, 전년 1296만원 대비 약 27% 급감했다. 쌀 소비는 줄며 쌀 가격은 떨어지는 반면 비료, 유류비 등 원자재 가격은 지속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농촌 인구도 2020년 976만명에서 2021년 971만명으로 감소세다. 

 

오수영 영남대 교수가 13일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문기수 기자
오수영 영남대 교수가 13일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문기수 기자

오수영 영남대학교 교수는 ”농경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친환경 모듈과 철거가 용이한 구조물을 활용해 농기계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3~5m 높이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다“며 ”농작물 수확량은 일반 농지대비 80% 수준으로 줄어들지만, 전력 생산으로 농지 생산의 생산성은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또 태양광 모듈이 수익성 부진으로 황무지로 변해가고 있는 농토의 보전에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현재 농민들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농사를 포기하고 농지를 황무지로 만들거나, 농지를 밀어버리고 태양광 발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일본에서 영농형태양광을 허용한 결과 황무지가 됐던 농지 중 18%가 다시 농사를 짓게 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수익성이 높은 영농형 태양광이 농지 보전에 효과적이다“고 했다.

햇빛을 받아야할 농작물위에 태양광모듈 설치시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고 결국 태양광 발전을 위해서 농지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지만, 연구진들은 그늘이 생긴다고 해서 무조건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라고 했다.

영남대학교 실증결과 영농형태양광 하부 농지의 대파, 밀, 배추 수확량은 일반 농지 대비 80% 수준을 유지했다. 과수원내 영농형태양광 하부의 포도 수확량은 일반 농지대비 1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일부 농작물에서는 더 높은 생산량을 보인 것이다.

영남대 연구진은 영농형태양광 모듈을 사선으로 설치해 작물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 시켰다며, 오히려 일부 작물에서는 약간의 그늘이 생산량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영농형 태양광 모듈을 통해 만든 전력을 발전소에 판매하면 설치비용을 제외하고도 100kw기준 연간 최소 1200만원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들은 추산했다.

600평 규모에 100kw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설치하는 데는 약 1억2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영남대학교 영농형태양광실증단지에 설치된 수직형 영농형태양광 모듈./사진=문기수 기자
영남대학교 영농형태양광실증단지에 설치된 수직형 영농형태양광 모듈./사진=문기수 기자

영농형태양광을 설치하면 스프링클러, 농약살포기 등을 자동화하기 편리하고 유기농 재배를 하기에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유기농 식물은 일반 작물 대비 최대 3배 이상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어 농가 수익성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유기농 재배에 필수적인 요소는 농사를 하는 동안 얼마나 유기농 재배 기준에 맞게 비료를 줬고, 일정량의 농약만을 사용했는지 여부 등을 기록하고 증명하는 일이다.

영농형 태양광 모듈을 구역마다 일정하게 설치하게 되면 기둥마다 RFID(비접촉인식시스템)센서를 달아 구역별로 작물을 관리할 수 있다.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비료, 물, 농약등의 투입량을 정확하게 기록할수 있어 유기농재배 인증을 받는데 유리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경북 경산시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 전체 전경./사진=한화큐셀
 경북 경산시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 전체 전경./사진=한화큐셀

영농형 태양광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을 개발한 한화큐셀에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한화큐셀은 현재 영남대학교 태양광실증단지 뿐만아니라 77개소 국내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에 국내에서 만든 영농형 태양광 모듈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한화큐셀이 2021년 출시한 영농형 태양광 모듈 신제품은 업계 최초로 친환경 고내구성 항목에 대한 KS인증을 획득했다.

태양광 모듈을 구성하는 셀과 셀 사이를 투명 실리콘으로 처리해 작물의 성장을 위해 배려한 설계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저가 모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화큐셀은 1분기 기준 미국 주택용·태양광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해외에서는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하다.

한화큐셀 한국사업부장 유재열 전무는 “영농형 태양광은 농촌 경제 활성화와 재생에너지 보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솔루션”이라며 “한화큐셀은 영농형 태양광에 최적화된 친환경 모듈을 지속 공급하며 농촌을 이롭게 하는 재생에너지 보급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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