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카드 7개사 상반기 순익 1.4조원..작년비 9% 감소
'애플페이' 현대카드, '자회사 매각' 롯데카드만 순익 증가
'상생금융' 물꼬 우리카드 순익 39% 급감..건전성 적신호

7대 전업 카드사 상반기 순이익 비교
7대 전업 카드사 상반기 순이익 비교

 

[포쓰저널] 상반기 신용카드 업계가 작년보다 순이익이 줄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으로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금융당국과 호흡을 맞춰 카드업계 처음으로 통큰 '상생금융'의 물꼬를 튼 우리카드는 순익이 작년보다 40% 가까이 곤두박질치면서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15일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1조421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9.2% 줄었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는 상반기 순익이 작년보다 줄었고 롯데·현대카드 두곳만 늘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덕분에 순익이 늘었지만 증가폭은 1%에 불과했고, 롯데카드의 순익 증가는 자회사 매각에 따른 1회성 요인 덕분이었다.

신한카드는 상반기 순익 317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3.2% 줄었지만 여전히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삼성카드는 상반기 순익 2906억원으로 작년보다 8.0% 감소하며 순위도 3위로 밀렸다.

롯데카드는 상반기 순이익이 3067억원으로 작년보다 71.6% 급증하면서 삼성카드를 제치고 순익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 이익을 뺀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107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39.1% 줄었다. 

KB국민카드의 상반기 순익은 194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1.7%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상반기 1572억원의 순익을 거둬 작년보다 1.0% 증가, 소폭이지만 사실상 유일하게 신장세를 보였다.

애플페이 출시, 아멕스 단독 파트너십 체결 등으로 회원 수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특히 순이익 감소폭이 컸다.

우리카드는 상반기 순익 823억원으로 작년보다 38.7% 꺽였고, 하나카드는 726억원으로 38.8% 줄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상반기에 각각 2천억~3천억원대 소상공인 등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은 공통점이 있다.

우리카드는 6월 9일 신용카드업계 처음으로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으며 1호 지원책으로 2200억원의 사회환원책을 발표했다.

당시 서울 영등포구 굿베이버스에서 열린 우리카드의 상생금융 1호 지원책 출시 기념식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함께 참석해 사실상 다른 카드사들의 동참을 압박했다.

실제로 이후 현대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등도 줄줄이 수천억원대 '상생 금융' 방안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상생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당국 주도의 이런  행태는 결국 관치금융 관행만 정당화하고 기업 부실을 키우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카드사들이 내놓은 상생금융 규모가 덩치에 비해 너무 큰 탓에 이들 방안이 생색내기를 넘어 실제로 영양가 있게 실천될 지 미지수라는 우려도 있다.

우리카드의 1호 상생금융 2200억원은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순익의 두배도 넘는 규모다.

우리카드는 형편에 맞지도 않는 환원책을 내놓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인 이복현 금감원장의 박수 갈채를 받았지만 당장 이번 시즌에 실적이 업계 최다로 꺽이며 경쟁사들에게  한발 더 뒤쳐지는 결과만 낳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달 14일 그룹사 대표 등이 참석한 '하반기 우리금융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기업문화혁신의 기틀을 다지고 상생금융을 선도하는 등 우리금융의 과감한 변화가 시작된 뜻깊은 기간이었다"고 상반기를 자평했다.

2023년 6월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에서 열린 우리카드 상생금융 1호 지원책 출시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김중곤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사진=우리카드
2023년 6월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에서 열린 우리카드 상생금융 1호 지원책 출시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김중곤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사진=우리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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