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증권사 PF 연체 8404억원..3개월새 80% 급증
금감원, 증권업계 회의 소집 '리스크 관리' 주문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

[포쓰저널] 증권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 잔액이 1분기 들어 80% 가량 급증하며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은 5%포인트(p) 이상 뛰어 15%를  넘어섰다. 

금융감독당국은 20일 각 증권사의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기업금융(IB) 담당 임원을 불러들여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5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000억원 증가했다.

연체 잔액은 8404억원으로 지난해말(4657억원)보다 3747억원(80.4%) 급증했다.

연체율은 15.88%로 지난해 말(10.38%) 대비 5.5%p 급등했다. 

연체율이 비교적 높다고 평가받는 저축은행(4.07%)이나 신용카드, 캐피탈 등 여신전문업권(4.2%)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황선오 부원장보 주재로 국내 증권사 CRO와 IB 담당 임원과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황 부원장보는 "과도한 수준의 연체율이 지속될 경우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부실채권에 대해서는 조속히 상각하고, 부실이 우려되는 대출에 대해서는 외부 매각이나 재구조화를 통해 신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특히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불거진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에 대해서도 점검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이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GFGC) 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의 약 90%를 상각 처리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한 발언이다.

황 부원장보는 "해외 대체투자는 건별 금액이 많고,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 방식으로 투자된 경우가 많아 증권사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시로 자체 점검을 통해 투자 대상 자산의 손실 징후 발생 시 재무제표에 적시에 반영해달라"고 했다.

해외 대체투자와 관련한 투자자 피해 발생에 대해서도 "부실 발생 시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여주는 담보, 보증, 보험 등 투자자 권리 구제 장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거액 투자 건을 다수의 개인투자자에게 나눠 판매하는 과정에서 공모 규제 위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통제 절차도 재점검하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만기 연장 등 특이 동향에 대해 모니터링하는 한편, 충당금 설정, 부동산 익스포저 평가의 적정성 등을 지속해서 점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올해 3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대비 1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이중 은행의 대출 잔액은 41조7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 늘었다. 증권은 5조3000억원으로 8000억원 증가했다.

보험은 43조9000억원으로 4000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은 10조1000억원으로 4000억원 줄었다.

여신전문금융사(카드·캐피탈)는 26조1000억원으로 7000억원 줄었다.

상호금융도 4조5000억원을 3000억원 줄었다.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2.01%로 지난해 12월 말 1.19%보다 0.82%포인트(p) 증가했다. 

대출 규모가 가장 큰 은행권 연체율이 0.01%에서 0% 줄어든 것은 다행스런 대목이다.

그외 업권 연체율은 △보험 0.06%p 증가(0.60%→0.66%) △저축은행 2.02%p 증가(2.05%→4.07%) △여신 전문 1.99%p 증가(2.20%→4.20%) △상호금융 0.01%p 증가(0.09%→0.10%) 등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현황. /연합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현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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