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세타2엔진 공익제보자 소득세 95억원 일단 선납
'외국정부 수여 상금'은 소득세법상 비과세 대상
'포상금'은 한국정부 것은 비과세..'외국정부' 포함 여부 모호
"국세청 답변없어 일단 납부뒤 쟁송절차 밟을 수 밖에 없어"

미국 교통부 도로교통안전국(,NHTSA)가 2021년 11월9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김광호 전 현대차 부장에 대한 공익신고자 포상((Whistleblower award)  관련 공지문 일부.
미국 교통부 도로교통안전국(,NHTSA)가 2021년 11월9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김광호 전 현대차 부장에 대한 공익신고자 포상((Whistleblower award)  관련 공지문 일부.

 

[포쓰저널] "한국인이 미국 정부로부터 공익활동을 인정받아 포상금을 받았는데 한국 세법에 따라 소득세를 내야 합니까?"

국세청이 이 질문에 대해 1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답변을 주지 않아 결국 당사자만 골탕을 먹은 사례가 발생했다.

이 사건 당사자는 현대차 세타2 엔진의 제작 결함을 공익신고해 국내외 주목을 받았던 김광호 전 현대차 부장이다.

미국 교통부 산하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1년 11월 9일 김씨에게 공익신고자 상금(Whistleblower award) 2400만달러 지급을 결정했다.

이는 미 정부가 자동차 결함 관련 공익신고자 포상제도를 입법한 뒤 첫 지급 사례였다.

김씨는 포상금 중 현지 로펌 수임비 95억원을 제외한 190억원을 지난해 초 실수령했다.

문제는 김씨가 이 돈이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인 지 국세청에 문의하는 과정에 발생했다.

외국정부에서 내국인이 받은 '상금'과 '부상'은 소득세법(제12조 5호 다목)과 시행령(제18조 1항 2호)에 따라 비과세 대상이다.

그런데 김씨가 받은 돈을 '상금', '부상'으로 보지 않고 법률용어상 '포상금'이라고 보면 과세대상인 지가 모호해진다.

소득세법령에 외국정부로부터 받은 '포상금','보상금'에 대한 과세 여부를 명확히 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소득세 시행령 (제18조 1항 11호)은 "법규의 준수 및 사회질서의 유지를 위하여 신고 또는 고발한 사람이 관련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포상금 또는 보상금"을 비과세 기타소득으로 분류한다.

국민권익위원회도 2019년 12월 김씨에게 동일한 현대차 건으로 공익제보자 포상금 2억원을 지급했는데 이 역시 이 규정을 근거로 비과세였다.

그런데 여기서 '국가'를 한국정부만 지칭한다고 엄격하게 해석하면 미국정부에서 받은 포상금은 '국가 포상금' 범주에서 벗어나 과세대상이 된다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다.

이런 법규상 빈틈 때문에 김씨는 지난해 3월 회계법인을 통해 이런 내용을 상세히 적어 과세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서면질의 신청서를 국세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종합소득세 신고 기한인 올해 5월말까지 아무런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담당 실무자가 김씨에게 비과세 대상인 '상금' 이 아닐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근거 규정 등 더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들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김씨는 결국 종소세 신고납부 마감일인 5월31일 추정세액 95억원의 절반을 납부했다. 나머지 절반은 7월말 납부할 예정이다.

김씨는 2018년 2월 한국 정부로부터 부패방지활동 공을 인정받아 훈장증도 수여받았다.

김씨는 "세법상 규정이 있다면 당연히 납부해야 하지만 이것이 모호한 상황에서 국세청이 1년이 넘도록 민원에 대한 회신을 주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일단 추정 세금을 납부한 뒤 조세심판원 제소 등을 통해 과오납 여부를 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민원 내용이 복잡하면 본청 뿐아니라 기획재정부에도 회람을 하는 등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본인 이외에는 밝힐 수 없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김광호 전 현대차 부장이 2019년 5월 3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현대기아차 세타2엔진 리콜 관련 참고인 조사 후 뉴욕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광호 전 현대차 부장이 2019년 5월 3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현대기아차 세타2엔진 리콜 관련 참고인 조사 후 뉴욕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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