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당국 "국내 영향 제한적"
미 정부 "예치금 전액 인출 허용" 응급조치
연준 기준금리 인상 속도 약화 기대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에서 미국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의 폐쇄 조치 등과 관련한 금융시장 동향 및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에서 미국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의 폐쇄 조치 등과 관련한 금융시장 동향 및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잇단  폐쇄 사태와 관련해 한국 금융당국은 국내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미국 연방 정부도 13일 오전 아시아 증시 개장 이전에 예금자보험 대상(1인당 25억달러) 이상 예치금에 대해서도 인출을 허용하는 등 응급대응에 나섰다.

이에 개장 직후 1% 넘게 하락했던 코스피지수가 다시 플러스권을 회복하고 뉴욕증시 주요지수 선물도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은 예상했던 것 만큼의 충격을 받지는 않는 모습이다.  

13일 한국은행은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관련 국장과 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SVB 사태가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면밀히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은행들의 건전성이 개선돼왔고, 미 재무부·중앙은행(Fed)·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예금자 전면 보호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했다"며 "현재로서는 SVB, 시그니처은행 폐쇄 등이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투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 14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 등에 따라서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금리·주가·환율 등 가격변수와 자본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오전 김주현 위원장 주재로 국장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한은과 같은 진단을 내놓았다.

금융위는 "전일 관계기관 합동의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논의한바와 같이 아직까지는 동 사태가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만큼 관계부처·관계기관과 함께 국내·외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또, "우리나라는 과거 다양한 위기를 겪으면서 상황별 대응장치가 잘 마련돼 있는 만큼, 금융시스템을 재점검하면서 긴장을 늦추지 말고 필요시에는 신속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금감원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유동성 등도 신속하게 재점검하라"고 당부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수출투자책임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주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폐쇄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며 "아직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금융‧경제 전반의 리스크로확산되지 않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했다.

이어 "오늘 아침 미국 재무부 등 관련 당국의 실리콘밸리은행예금 전액 보호조치 발표 등 신속히 대응하고 있으나, 향후 여파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관계기관 합동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시장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신속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글로벌 증시도 안정감을 찾아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SVB 사태 영향으로 급락했던 뉴욕증시 주요지수 선물은 1% 후반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낮 12시 10분 현재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선물은 전장 대비 1.22%,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1.6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선물은 1.71% 오른 상태서 거래되고 있다.

SVB 사태로 인해 연방준비제도가 21~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최소화하는 등 긴축기조가 약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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