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는 공개매수 계획 차질 우려로 하락

에스엠 주가 추이
에스엠 주가 추이

 

[포쓰저널]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쟁탈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현 경영진이 16일 이수만씨의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수만씨가 카카오의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고 하이브가 이씨 지분을 인수하고 나설 때만 해도 에스엠 경영권 분쟁은 싱겁게 종결될 것 같았지만 에스엠 주가가 이틀 연속 12만원을 넘긴 것이 변수로 부상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은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전장 대비 4.65% 오른 12만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하이브 주가는 에스엠 공개매수 차질 우려 등에 3%대 하락한 상태다.

이성수 에스엠 공동대표이사는 이날 유튜브를 통해 "이수만은 2019년 홍콩에 'CT 플래닝 리미티드(CTP)'라는 회사를 자본금 100만 달러로 설립했다"며 "CTP는 이수만의  100% 개인회사로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수만은) 기존의 프로듀싱과 하는 일은 똑같은데, 계약의 구조만 해외 레이블사와 해외판 라이크기획인 CTP를 거치게 하면서 기형적으로 (구조를) 바꿨다"며 "이수만은 SM과 (해외) 레이블사 간의 정산 전에 6%를 선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SM과 라이크기획의 계약은 2014년과 2021년에도 국세청으로부터 정당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고 그 결과 SM은 수십억, 수백억원의 세금을 납부해야만 했다"며 "이런 해외를 거치는 이상한 구조는 이수만이 한국 국세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실질에 맞지 않는 거래 구조를 통해 홍콩의 CTP로 수익이 귀속되게 하는 것, 전형적인 역외탈세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CTP와 해외 레이블사 간의 앞선 계약은 작년 연말 종료된 'SM-라이크기획' 간의 프로듀싱 계약과는 전혀 무관하게 지금도 살아 있고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이수만씨가 올들어 측근들을 앞세워 ▲ 아티스트가 이수만이 필요하다는 성명 발표 ▲ 해외 제작 앨범 CTP와 계약 ▲ 음반 발매 4월 이후로 늦추는 방안 강구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수만씨의 나무심기에 대한 관심 때문에 소속 걸그룹 에스파의 컴백이 밀렸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에스파의 새 앨범 발매는 2월 20일께로 예정돼 있었다"며 "이수만은 그런데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팀과 유영진 이사에게 SM에서 나올 모든 주요한 곡에는 가사에 나무심기,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투영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들여 만든 세계관이 돋보이는 그룹 에스파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나무심기를 투영한 가사를 넣은 노래를 부를 것을 지시한 것"이라며 "가사 일부에 '저스트 서스테이너빌리티'(Just Sustainability), '1도라도 낮출', '상생', '그리니즘'(Greenism) 같은 단어들이 들어갔고, 초기 단계 가사에서는 직접적으로 '나무심기'라는 단어까지 등장해 에스파 멤버들이 속상해하고 울컥해 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내가 직접적인 '나무심기'라는 단어만큼은 빼자고 부탁했다"며 "하지만 이 같은 무리한 지시로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콘텐츠가 나와 에스파를 위해 이번 곡 발매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나무심기, 서스테이너빌리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표방한 메시지, 새로운 시장 개척과 문화 교류를 외치는 이면에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며 "실제로 어느 국가에서는 부지의 소유권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사용권으로만 가능해 이를 조율하는 상황도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희 에스엠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며 "그것이 'SM 3.0'이다. 이제 저희 에스엠의 음악을 다시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수만씨 지분 14.8%를 매입한 하이브는 에스엠 경영권 확보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하이브 측은 전날 에스엠에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정진수 하이브 CLO(최고법률책임자),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 등 3명을 사내이사 후보로 지정한 주주제안서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를,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로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비상임감사 후보로는 최규담 회계사를 제안했다.

하이브의 의도대로 에스엠 경영진 물갈이가 성공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이브는 현재 소액주주를 상대로 주당 12만원에 에스엠 분 매입을 진행 중이다.

목표 매입 지분은 에스엠 발행주식 총수의 25%인 595만1826주다. 여기에 이수만씨 종전 지분 14.8%를 더해 최종 39.8%의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에스엠 주가가 12만원 위로 상승하면서 소액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도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손잡고 연임을 시도하고 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3월1일까지인 공개매수 기간 동안 변수도 여럿 있어 주주총회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가가 다시 12만원 밑으로 내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날 진행될 카카오 기업설명회와 21일 하이브의 기업설명회에서 에스엠 지분 인수 관련 입장 표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의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 관련 가처분 신청 결과도 3월초에는 나올 전망이다.

이 사건 재판부인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김유성)는 22일 오전 심문기일을 진행한 뒤 유상증자 기일인 3월 6일 이전에는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카카오는 엠스엠 건에서 사실상 발을 뺄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에스엠 주가는 다시 12만원 이하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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