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유족들 서울시청앞 분향소 설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무대에 올라 정부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3.2.4 /공동취재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무대에 올라 정부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3.2.4 /공동취재연합

[포쓰저널] 더불어민주당이 4일 서울  숭례문(남대문) 일대에서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 기치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에 파상공세를 가했다.

민주당이 국회 밖 '장외 투쟁'을 벌인 건 2016∼2017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운동' 이후 약 6년 만이다.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들은 총출동했고 현역 의원들도 100명 이상 참석했다.

원외지역장, 중앙당·지역위 당직자 등 민주당 당원들에 인근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제' 인파까지 합류하면서 집회장에는 경찰 추산 2만명, 민주당 추산30만 명이 운집했다.

이재명 대표는 집회 마지막 순서로 연단에 올라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에 경고한다"며 "이재명은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지는 말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갔던 길을 선택하지 말라. 국민의 처절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상대를 죽이려는 정치 보복에 국가 역량을 낭비하는 바람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추락했다"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지수는 1년 만에 8단계나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이 국가 요직을 차지하고 군인의 총칼 대신 검사들의 영장이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며 "정치의 자리를 폭력적 지배가 차지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 전쟁(대선)에서 진 패장의 삼족을 멸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하라는 조언을 위로로 삼겠다"며 "국민의 피눈물과 고통에 비한다면 제가 겪는 어려움이 무슨 대수겠느냐. 역사적 소명을 뼈에 새기겠다"고 했다.

또 "민생도 위기다. 난방비 폭탄이 날아들고 전기요금도, 교통비도, 대출금 이자도 오른다"면서 "국민은 허리가 부러질 지경인데 은행과 정유사들은 잭폿을 터트리고 수익을 나누는 파티를 즐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극화와 불평등을 삼척동자도 아는데 윤석열 정권만 모르는 것이냐. 아니면 알고도 모른 척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에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들의 릴레이 규탄 발언이 진행됐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언급하며 "저는 (김 여사를 향한 빈곤 포르노 발언으로) 대통령실의 고발 1호가 됐다. 김건희 여사님 저와 함께 수사받으시겠습니까"라고 외쳤다.

임선숙 최고위원은 "민생이 이렇게 파탄 났는데 윤석열 정권은 아무런 대책도 없다"며 "이 정권은 '뻔대기'(뻔뻔하고 대책없고 기가막힌다) 정권을 넘어, 구질구질한 구데기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금 전 정부 인사와 관련한 수사가 너무 많다. 1건당 100명의 사람이 조사를 받는다"며 "우리는 오늘 누군가 한 사람을 구하려 모인 것은 아니다.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구하고, 우리 자신을 구하자"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에서 김건희 특검은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이 반대하더라도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이상민 파면' 촉구도 잇따랐다.

우상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국민을 지키지 못했으면서 이 장관만 지키는 데는 혈안이 됐다"며 "150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들이 숨졌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반드시 책임을 물어서 이 장관을 자리에서 내려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장외집회에 앞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제'에도 참석했다.

그는 추모제에서 "참사의 온전한 치유는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평범한 유족을 투사로 만드는 이 정권의 무책임하고 비정한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내지 못해 아직도 사망신고를 하지 못했다는 유족들이 있다"며 "그런데도 국가 권력은 유족의 간절한 바람을 철저히 묵살하며 그들의 상처를 철저하게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이태원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이날 유족들은 기습적으로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광장 옆 세종대로에서 추모대회를 열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오전 11시경 지하철 4호선 녹사평역 분향소에서부터 추모대회 장소인 세종대로로 행진했다. 

그러다가 예고 없이 서울광장에서 발길을 멈추고 분향소 천막 설치를 시작했고 경찰과 서울시청 직원들이 저지에 나서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유가족들은 결국 오후 2시10분경 분향소를 설치한 뒤 영정사진 159개를 올렸다. 이후 시청역 4번출구 옆에 무대 차량을 설치하고 추모대회를 시작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거리 행진을 하던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가 서울광장에 기습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하고 있다. 2023.2.4/연합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거리 행진을 하던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가 서울광장에 기습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하고 있다. 2023.2.4/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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