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서울 상공까지 침투했다. 격추에 나선 군의 대응 작전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의 민항기가 한때 이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 25분께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다. 사진은 이날 김포 상공에서 포착된 북한 무인항공기. 2022.12.26/연합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서울 상공까지 침투했다. 격추에 나선 군의 대응 작전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의 민항기가 한때 이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 25분께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다. 사진은 이날 김포 상공에서 포착된 북한 무인항공기. 2022.12.26/연합

 

[포쓰저널] 북한 무인기 침투사태에 군이 성과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 안보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26일엔 서울, 수도권 방공망이 뚫린 건 물론  대응용으로 출격하던 전투기가 추락했고 27일엔 새떼를 무인기로 착각해 전투기를 대거 출격시키는 등 어이없는 대응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 와중에 군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전 정권에서의 훈련 부족 탓인 것 처럼 말했다가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으며 논란만 키우고 있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강화군 지역에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항적을 포착하고 현장에 출동했으나, 새 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후 1시경 미상 항적을 포착하고 오후 4시경까지 추적하면서 타격 자산들을 투입해 포착된 항적을 확인했다.

공군 전투기와 육군 헬기 등 전날 실제 북한 무인기 상황에 투입된 것과 비슷한 전력들이 투입됐다. 

전날에는 F-15K, KF-16 등 전투기와 KA-1 경공격기, 아파치 및 코브라 공격헬기 등 군용기 20대가 동원됐다.

이 과정에 공군 KA-1 경공격기 1대가 기지에서 이륙하던 중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묵계리 밭에 추락했다.

전날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과 강화 및 파주 상공을 5시간 넘게 침범했지만, 군은 격추에 실패했다.

군이 전날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 문자 등을 발송하지 않아 일각에서 대응이 기민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돼서인지 이날은 신속히 강화지역에 재난안전 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강화군에서는 이날 오후 3시경 '석모도 지역에 무인기가 관측됨에 따라 안전에 유의하기 바란다'는 재난안전 문자를 발송했다.

또 오후 2시 43분과 45분 삼산면과 서도면 일대에서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 방송도 2차례 했다.

강원 원주와 횡성에서도 북한의 무인기로 추정되는 항공기가 관측됐다는 신고가 들어왔지만, 역시 새 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문재인 정부 당시 대북 유화정책 및 군 훈련 부족 탓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7회 정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무인기 사태와 관련, "지난 수년간 우리 군의 대비태세와 훈련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17년부터 이런 UAV(무인기)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과 전력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훈련이 전무했다는 것을 보면, 북한의 선의와 군사 합의에만 의존한 대북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국민들이 잘 봤을 것"이라며 전 정부의 대북 정책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더 강도 높은 대비태세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확인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드론부대를 조기 창설하고 드론을 스텔스화해서 감시 정찰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군용 무인기 도발에 대한 내년도 대응 전력 예산이 국회에서 50%나 삭감됐다"며 관련 예산과 전력 확충에 나서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군의 무인기 대응 부실을 맹공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2017년부터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자 거세게 반발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안보 참사마저 전 정부 타령을 하며 국군 통수권자로서 자격을 의심케 한다"고 각을 세웠다.

이 원내대변인은 "책임 회피도 정도껏 하라"며 "이런 대통령을 믿고 대한민국의 국군 통수권을 계속 맡겨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우리 영공이 뚫린 사실마저 전 정권 탓이라고 말하는 것이 책임 있는 통수권자의 자세인지 실소가 나올 뿐"이라고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체 이 정부는 전임 정부 없이 어떻게 국정운영을 할런지 모르겠다"며 "전임 정부 운운하는 대통령의 말은 심지어 거짓말"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9월 육군은 드론봇 전투단을 창설했고, 초소형 드론을 잡는 무기체계도 2021년 6월 시범 운용을 시작했다. 경찰도 드론 테러 대비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있는 시스템도, 전투단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이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NSC 개최 대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실시간' 대응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어제 윤석열 대통령 일정은, 출근길에 새로 입양한 개를 데리고 집무실에 온 것과 지방 4대 협의체 회장단과 송년만찬을 한 것, 이 외에는 대통령이 북 무인기의 영공 침략에 대해 무엇을 했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국민에게 알려진 게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26일 오전 11시 40분쯤 강원 횡성군 횡성읍 묵계리 한 밭에 공군 KA-1 경공격기가 추락해 군 당국이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11시 40분쯤 강원 횡성군 횡성읍 묵계리 한 밭에 공군 KA-1 경공격기가 추락해 군 당국이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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