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 중간결과 발표
"핵심산업 안정적 공급망 유지 더 철저히 대비했어야"
포스코 2조400억원·납품기업 2500억원 매출 차질 추산

민동준 철강수급조사단장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열린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 중간결과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동준 철강수급조사단장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열린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 중간결과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9월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본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전체 공장 완전 재가동이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포스코 피해와 관련해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의 조사 중간결과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단장으로 총 10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사전 준비 회의와 세 차례의 포항 현장조사를 통해 피해 상황 확인과 복구계획, 수급 차질 대응계획 등을 점검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로 집중호우가 내려 포항제철소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침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철소 2문과 3문으로 집중 유입된 하천수로 수전설비가 침수됐고, 이어 정전으로 선강(제선·제강 공정을 통칭) 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압연지역 침수로 각종 전기·제조 시설이 마비되고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포스코 매출은 2조400억원 감소하고, 포스코에 납품하는 기업들의 매출 차질도 약 25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조사단은 태풍 예보에 대해 포스코가 사전 조업중지 등 대응을 했음에도 압연지역과 수전설비 침수·화재가 발생해 전체 공정 가동 중단 후 순차적으로 복구 중이라고 밝혔다.

10일 기준 18개 제품공장 중 6곳의 복구가 완료됐으며, 연내 9개 공장이 추가로 가동될 예정이다.

또 2023년 1분기까지 STS(스테인리스스틸) 1냉연공장, 도금공장 등 나머지 2개 공장이 재가동을 마치면 포스코 제품생산 설비는 피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제1후판 공장의 복구 일정은 미정이라고 했다.

조사단은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하는 3개 품목(전기강판·선재·STS)을 중심으로 수급 차질이 우려됐으나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국내 협력생산, 수입 등으로 긴급 대응한 결과 현재까지 철강재 시장에서 수급 이슈는 없다고 밝혔다.

경기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와 시장 재고량 등을 고려했을 때 포항제철소의 주요 설비가 복구되는 연말까지 수급 애로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단은 전망했다.

다만, 향후 설비복구 일정 지연 여부에 따라 수급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대체생산을 통한 공급을 추진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화물차용 스테인레스 등의 진행 상황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포스코가 주요 제조업에 핵심소재를 공급하는 국가 기간 산업으로 최고 수준의 재난에도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포스코 배수시설과 자가발전설비 보완 ▲재난대비·복구와 시장보호를 포함하는 '기업활동 지속 전략'(BCP) 수립 ▲철강 부문 당기 매출 감소와 무관한 지속적인 설비 투자 등 세 가지 권고 사항을 도출했다.

조사단은 포스코뿐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태풍, 지진 등 유사시에도 핵심산업으로의 안정적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BCP 수립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조사단은 12월 말 활동 종료 시까지 BCP에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할 사항 등 BCP 수립 권고내용을 구체화하고 향후 설비복구 진행에 따라 수급통계 분석을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조사단은 태풍 내습시 화재가 발생했던 2열연 공장의 복구 이후인 12월 19일 이후 4차 현장조사를 실시해 2열연을 비롯한 연내 재가동 설비의 정상가동 여부를 확인하고 철강재 수급 영향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이러한 조사·분석 내용을 종합해 12월 말까지 최종보고서를 산업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포항시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해 긴급경영안정자금, 재해 예방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포스코가 복구계획에 따라 차질없이 복구하고 향후 재해 예방에 힘쓸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포항제철소는 9월 6일 태풍 힌남노에 의한 폭우와 인근 냉천의 범람으로 공장 대부분 지역이 물에 잠기면서 49년 만에 고로(용광로) 3기의 가동이 모두 멈추는 등 큰 피해를 당한 바 있다.

태풍 힌남노로 물에 잠겼던 포항제철소 내부 모습./사진=연합뉴스
태풍 힌남노로 물에 잠겼던 포항제철소 내부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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