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차, 유상증자 통해 르노코리아 지분 34% 취득
주당 5818원에 4540만주 취득..총 2641억 투자
르노 52% 최대주주 유지..삼성카드는 13%로 축소

2016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 차이나 201'에 전시 중인 지리자동차의 보루이 세단./로이터연합 
2016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 차이나 201'에 전시 중인 지리자동차의 보루이 세단./로이터연합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중국 최대 민영차 업체인 지리차그룹(Geely)이 르노코리아자동차를 통해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볼보 인수로 기술력을 확보한 지리차가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인 중국 CATL과의 협력관계 등을 토대로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을 노리고 포석을 깔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리차그룹 산하 지리오토모빌홀딩스가 자사 지분 34.02%를 확보, 자사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10일 밝혔다. 

지리는 르노코리아가 발행한 신주 4540만주를 주당 5818원, 총 2641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는 전기차와 하이브리차를 만드는 르노코리아의 부산과 군산 공장에서 완성차를 생산할 수도 있게 됐다. 

르노코리아의 최대 주주인 프랑스 르노와 지리는 올해 초 친환경 신차 개발 협력을 발표했다. 한국 시장을 겨냥해 지리그룹 산하 볼보의 CMA 플랫폼에 르노의 외관 디자인이 합쳐진 하이브리드차를 2024년부터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한다는 발표도 했다.

지리차그룹은 2월에도 한국의 자동차 부품업체 명신과 손잡고 전북 군산의 옛 한국GM 군산공장에서 상용차 계열사인 위안청차의 전기 화물차 '싱샹'을 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가 국내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것은 2004년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 이후 두 번째다. 

상하이차는 4년여 만에 쌍용차를 매각하고 한국을 떠났는데 투자는 없이 기술만 빼가면서 '먹튀' 지적을 받았다. 

지리의 지분 확보 이후에도 르노그룹의 르노코리아자동차에 대한 최대 주주 지위는 계속 유지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르노코리아의 발행주식은 총 1억3340만주로 늘어난다.

7044만주를 보유 중인  르노그룹의 지분율은 기존 80.04%에서 52.8%로 줄어든다.

삼성카드(1751만주 보유)의 지분율은 기존 19.90%에서 13.13%로 변경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8월 르노코리아차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한바 있어 조만간 추가적인 지분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 모델 개발을 위해 지리차는 스웨덴 연구·개발(R&D) 센터에서 개발한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제공하고, 르노는 디자인을 맡는 식으로 분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판 드블레스 르노코리아차 최고경영자(CEO)는 "지리그룹의 이번 지분 참여 결정은 한국 시장의 높은 잠재력을 기반으로 르노코리아자동차와의 합작 모델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의미”라며 "르노코리아차는 르노그룹의 일원으로서 르놀루션(Renaulution) 경영 계획 강화와 지리그룹 합작 모델의 성공적인 준비에 일조할 수 있는 자구 노력도 함께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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