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김지훈 기자] 미래에셋이 전남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위장계열사 설립 및 계열사 불법 대출 등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도 리조트 개발 회사인 지알디벨롭먼트(GRD)가 박현주 회장의 개인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 산하 위장 계열사가 아닌 지 의심하고 있다.

공정위가 GRD를 계열사로 판단하면 이 회사에 자금을 공여해준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보험 등은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금융당국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다.

16일 미래에셋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말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증권·생명보험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의 정점에 있는 박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다. 박 회장(48.63%), 부인 김미경(10.24%), 자녀(24.57%), 친족(8.43%) 등 총수일가 지분이 91.86%다. 자회사로 미래에셋펀드서비스(100%)와 와이케이디벨롭먼트(YKD·66.7%) 등을 가지고 있다.

2016년 8월 8일 설립된 YKD는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에 골프장, 콘도, 테마파크 등 복합해양리조트를 조성하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경도 리조트 사업은 이낙연 전남지사 당시 전남개발공사가 시작했다가 2017년 1월 YKD가 사업권을 넘겨 받았다.

YKD는 계열관계에 있는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으로부터 사업 자금을 대출받으려 했으나,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과 보험업법상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조항으로 인해 직접 대출을 받지 못했다.

이에 YKD는 특수목적법인인 GRD를 설립하고, GRD를 통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으로부터 부동산신탁 우선순위수익권 명목으로 각각 396억원, 18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YKD가 고의로 SPC를 설립해 계열사 지정을 회피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래에셋컨설팅의 2020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180억원, 396억원을 GRD에 빌려주면서 경도 개발지를 담보로 잡았다.

그러나 이 개발지에는 이미 공동 1순위로 새마을금고중앙회(540억원)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540억원), 공동 2순위로 현대건설(702억원)· 호반건설(378억원)이 선순위 담보권자로 설정돼 있다. 

만약 사업 실패로 선순위 담보권자들이 2160억원이라는 거금을 먼저 회수한다면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증권의 자금회수 가능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이들 계열사의 GRD에 대한 자금 대여 과정에 박 회장을 비롯한 그룹 차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미래에셋이 고의적으로 SPC를 설립해 계열사 지정을 회피했다고 판단되면 공정위는 GRD를 미래에셋의 계열사로 강제 지정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도 이미 해당사안을 들여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GRD가 계열사라는 공정위 판단이 내려지면 금감원은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계열사에 대한 불법 신용공여 혐의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미래에셋 측은 GRD는 계열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통상 부동산 개발은 SPC를 통해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GRD는 관련 사업이 종료된 후 계열사로 편입되지 않는, 말 그대로 특수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에 불과하다”며 “GRD에 대한 YKD의 의결권 비율도 20%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공정위에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는 미래에셋 주도로 1조 5천억 원을 투자해 대경도 일원 2.15㎢(65만 평) 부지에 2024년까지 골프장‧호텔‧콘도‧테마파크‧마리나‧해상케이블카‧상업시설을 갖춘 아시아 최고의 복합 해양리조트를 개발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