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30조원 투자, 그린으로 탈바꿈..130조 수주 '배터리' 성장축으로
분리막 생산 2025 현재 세배로 확대..폐배터리 재활용 2024 상업생산
폐플라스틱 100% 재활용..2050년 이전 전 사업 넷 제로 목표
ESG위원회 신설 등 이사회중심 거버넌스 혁신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하고 있다./t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하고 있다./t사진=SK이노베이션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이 앞으로 5년간 30조원을 투자, 전기차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한다. 

현재 130조원 규모를 수주한 배터리 사업의 분할도 추진한다. 

김준 총괄사장, 김종훈 이사회 의장 등 SK이노베이션 전 경영진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스토리 데이(Story Day)' 행사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선포했다.

내년 창립 60주년을 앞둔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혁신방향을 제시한데 이어 2019년 실행전략을 내놓은 후 이날 세번째로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사업부 형태인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에 대해 포트폴리오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각각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지주회사 역할에 중점을 둬 그린 영역에서의 연구개발(R&D)과 새로운 사업개발 및 M&A 등을 통해 제2, 제3의 배터리와 분리막(LiBS) 사업을 발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 사장은 "그린 중심 성장을 위해 2025년까지 지난 5년간 투자의 2배가 넘는 총 30조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며, 그 결과로 현재 30% 수준인 그린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Carbon to Green’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은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 온실가스 배출 0(제로)인 넷 제로(Net Zero) 조기 달성 등 3가지로 요약된다.

◆ ‘1테라와트 +α’ 130조 수주 배터리 글로벌 1위 도전

SK이노베이션은 이날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 +α’ 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그 동안 1테라와트 이상을 수주한 곳은 글로벌 상위 두 개사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SK가 이날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 +α’의 규모라고 밝힘에 따라 3개사로 늘어나게 됐다.

1테라와트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던 2017년 월 당시의 60GWh보다 약 17배 늘어난 것이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130조원 이상이다.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수주 잔고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동섭 SK 배터리 사업 대표는 “내년 말에는 월 판매량에서도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수주와 매출이라는 양대 영역에서 글로벌 Top3를 실현하는 셈이다.

지 대표는 “현재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원, 2025년 2.5조원을 각각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분리막 세계 1위...폐배터리 재활용 2024 상업생산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 LiBS(리튬이온전지분리막) 사업도 현 14억㎡인 LiBS 생산 규모를 2023년 21억㎡로 키운 뒤, 2025년에는 현재의 3배인 40억㎡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통해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1위의 기업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준 사장은 “2021년 기준 3000억원 수준인 분리막 사업의 EBITDA를 2025년 1조4000억원까지 키워 이 사업에서만 ‘조 단위 EBITDA’ 시대를 만들어 그린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육성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은 수산화 리튬 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이를 활용하면 최초 리튬 채굴시 발생하는 탄소를 40~70%까지 줄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중 시험생산을 시작해 2024년 국내외에서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연간 30GWh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약 3000억원의 EBITDA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Flying car), 로봇 등으로도 배터리 적용 영역을 확장한다.  또 배터리 생애주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 사업 등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사업도 집중 육성키로 했다.

◇ 폐플라스틱 100%재활용, 친환경 중심 생산 등 순환경제 전환

김준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그린 전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No Footprint Left Behind)”이라며 “’SK종합화학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에 해당하는 물량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학 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중심으로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석유를 만드는 도시 유전’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그간 자체 개발한 기술과 글로벌 M&A등으로 확보한 역량을 기반으로 2027년 기준 ▲국내외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인 연간 250만톤 이상 재활용 ▲사용량 저감 및 재활용 가능 친환경 제품 비중 100% 달성 등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SK종합화학은 2025년 그린 사업으로만 EBITDA 기준 6000억원 이상을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나, 전체 1조1000억원 중 절반을 넘겨 기존 사업을 앞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석유 사업은 원유정제, 트레이딩 및 석유개발(E&P) 영역 등에서 탄소발생 최소화를 중심으로 운영 체질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전 사업장을 저·탈 탄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운영최적화, 수요감소가 예상되는 수송용 연료 생산을 감축하는 대신 석유화학 제품 생산 증대, 탄소 포집·저장 기술 개발, 바이오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방식들을 동시에 추진해 갈 방침이다.

◇ 차별적 탈탄소 전략 수립 "2050년 Net Zero 목표"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설명회에서 온실가스 ‘넷 제로(Net Zero)’를 2050년 이전에 달성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특히 배터리, 리튬이온전지분리막 사업의 경우 2035년 조기 달성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한 석유화학사업의 매각 방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친환경 투자를 통한 넷 제로 달성을 지향한다. 

김종훈 이사회 의장은 “넷 제로 추진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회사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CEO의 평가 및 보상과 직접 연계하기로 했으며, 이는 SK이노베이션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ESG위원회 신설 등 이사회 중심 거버넌스 확보

SK이노베이션은 거버넌스도 이사회 중심으로 개선한다. 

우선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한다. 위원회가 ESG 전략 방향성 검토 및 성과를 모니터링 하고,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모든 안건에 대해 ESG관점의 리스크를 사전 검토하는 절차를 만들었다.

Net Zero 추진뿐만 아니라, 유망 사업 개발 및 투자, 중장기 전략 실행 등 이사회가 주도적으로 ESG 경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사회가 국내 및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및 리스크 관리 체계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CEO 직속으로 있던 감사실을 감사위원회 산하로 재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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