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심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현대차 소형SUV 코나./사진=현대차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글로벌 공급체인을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현대차·기아도 차량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 지부는 이날 오전부터 대의원 간담회를 열고 5일부터 13일까지 울산1공장의 휴업 여부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소형 SUV 코나와 아이오닉5의 부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코나의 경우 전방 카메라에 들어가는 반도체 부품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오닉5는 전기차 구동모터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오전부터 회의를 시작해 오늘 저녁까지 이어질 것 으로 예상된다"며 "공장휴업에 대한 세부결정 사항은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통상 사측이 휴업을 제안하면 노조가 집행부 회의를 통해 1차 검토를 하고 노조원 설명회 등을 거쳐 휴업이 최종 확정된다.

기아 역시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로 주력모델을 생산하는 화성공장의 특근을 4월 한달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니로·쏘렌토·K7 등에 들어가는 하이브리드 파워 컨트롤 유닛(HPCU) 등 반도체 소자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반도체 소자 수급 문제로 우선 4월 한달간 특근을 따로 실시하지 않는다. 평일 생산에는 아직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기아와 현대차 모두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를 두고 매주 재고를 점검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흔들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가 최소 3분기까지는 어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인 마이크로컨트롤 유닛(MCU)을 생산하는 반도체 업체가 몇군데 되지 않는데다 일본 르네사스, 네덜란드 NXP 등은 화재와 한파 피해까지 겹친 상태다.

2월 중순부터 미국 텍사스 오스틴 지역에 불어닥친 한파로 인해 NXP와 인피니온의 생산공장이 셧다운됐다. 완전 복구는 6월 이후로 예상되고 있다.

19일에는 MCU 세계 생산 2위인 일본 르네사스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상황을 악화시켰다. 르네사스는 21일 생산재개에 최소 한 달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완전복구까지 석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 주문은 대만 TSMC로 더욱 몰리고 있다. 기존에도 관련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던 TSMC가 주문 폭주로 반도체 가격을 25% 올릴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미국 IT 매체 WCCFTECH는 29일 "전 세계를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과 TSMC 생산에 영향을 끼치는 대만의 물부족 현상, 코로나19로 인한 스마트폰·노트북용 반도체 수요증가와 같은 요인 때문에 TSMC의 가격 인상 루머가 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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