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박정우 연구원

애매한 시점이다. 범인들에게 시장이야 언제나 헷갈리는 것이지만 요즘같은 오리무중 장세도 드물것 같다.

미국에서는 금리인상 압박이 들어오고 유럽에서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돈을 푼다고 한다. 중국 경기는 하루는 좋을 것 같다더니 자고 일어나면 나빠질 것 같단다. 아베노믹스는 성공하고 있는 건지 진흙탕에 빠진 건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다.

여기다 북한 김정일마저 TV에서 실종돼 웬지 모를 경계심리가 여의도를 삐죽거린다.

이 와중에 과감하게 포트를 채우라는 제언이 나왔다. 삼성증권 박정우 연구원의 29일 투자전략 리포트다. 그의 탐구 결과가 옳튼 그르든 나침반 바늘은 확실해야 된다는 점에서 박 연구원의 리포트는 이 시점에서 무척 유용하다.

► 모멘텀 공백 = 유동성에 대한 우려와 정책 불확실성

9월말이 되면서 투자 환경의 양대 축인 경기와 유동성 공백에 따른 시장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우려는 크게 보면 2가지다. 첫째, 오래된 것이긴 하나 10월 양적완화 종료 이후 달러화 유동성 위축.

둘째, 최근개선되는 것처럼 보였던 중국 실물경기가 다시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림 1)에서 보듯이 Fed(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 완화가 시작된 이후 미국의 대표적인 지수인 S&P500은 상당한 동행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과거 Fed의 양적 완화가 잠시 중단되었던 시기 주가가 정체되었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향후 양적완화 종료가 미국 증시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쉬울 듯 하다. 양적 완화에 따른 유동성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고 본다면 향후 미국 주가의 경로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림 2)는 중국의 월간 경제지표에서 추출하는 GDP(국내총생산) 예상치와 상해종합주가 지수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듯이 월간 GDP 예상치는 주가와 동행한다. 최근 8월 경제지표에서 추출한 GDP 예상치가 6.3%로 전월 7.4%대비 급락하면서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정책대응이 과감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구조조정이 경기회복을 짓누르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상황이다.

► 머니 네버 다이 - 4분기 주식비중 확대

유동성과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주식비중 확대에 나서야 한다. 단기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박스권 하단이기 때문이다.

첫째,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총 유동성 증가세는 가속화될 것이고

둘째, 중국 경기침체는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며

셋째, 한국은행 추가 금리 인하에 따라 상향조정된 박스권에 이어 국내 유동성 장세가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핵심적인 것은 양적완화 종료 이후 유동성 흐름이 될 것이다. 이번 유동성 흐름에 중요한 변화는 미국과 유럽의 정책 스탠스가 과거와 달리 확연히 다른 방향이라는 점이다.

시차를 두고 유사하게 움직였던 2000년대 중반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을 보더라도 2004년부터 Fed는 긴축으로 들어섰고 ECB는 2005년 말부터 긴축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서로 정반대의 정책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1) 4분기 글로벌 유동성 확대 지속. 지난 1년간 Fed의 자산 팽창규모가 7,250억불 수준으로 지난 1년 평균 유로 환율 1.35로 환산할 경우 약 1조 유로가 된다.

앞으로 ECB가 경기부양을 통해 시장에 공급하는 유동성 규모는 최소 1조 유로이다. 즉, 올해 4분기부터 다시 새로운 유동성이 공급된다. 이것은 최근 글로벌 총 유동성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에 가속도를 붙여줄 것이다 (그림 3).

​(2) 중국 경기둔화 우려는 일시적.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은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규모가 3분기 들어 둔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래 (그림 4)에서 나타나듯이 1분기 긴축 기조에서 벗어나 인민은행은 2분기 3천 7백억 위안의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주입했다.

그러나, 7월 들어 경기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3분기 다시 1천 8백억 위안으로 규모로 줄였다. 최근 들어 실물경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10월 이후 다시 유동성 투입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실물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많이 완화가 될 것이다.

특히, 계절적으로 10~3월까지 중국의 실물 지표는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금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를 구조적 문제로 연결시켜 심각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최근 지난 주에 지적한 바 있듯이 엔화 약세가 마무리 단계에 있고, 유동성과 경기에 대한 우려는 4분기로 접어들면서 완화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주가 조정은 중장기 매수기회라고 판단된다. 단기 변동성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은 주식 비중을 확대할 때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