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재정부가 3일 오후 홈페이지에 공개한 25% 추가관세 대상 미국산 제품 목록의 일부./출처=중국 재정부

[포쓰저널=이언하 기자] 중국 정부가 3일 오후 미국산 수입품 600억달러 어치에 대해 5~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기습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고율관세를 매기기로 한데 대한 보복조치다.

다만, 실시 날짜는 미정이며 미국이 추가적으로 관세폭탄을 때리면 곧바로 실행에 들어가겠다고만 했다.

중국 정부는 전날 상무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근본 목적은 중국의 평화로운 발전을 가로막고자 하는 것"이라며 "국가 존엄과 중국 인민의 이익, 세계 자유무역을 지키기 위해 중국 정부는 미국의 어떠한 위협과 부당한 조치에도 굴하지 않고 맞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세계 양대 무역국의 관세폭탄 주고받기가 본격화되면서 무역전쟁의 파고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개장된 뉴욕증시는 물론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등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결국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중국 재정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이 7월10일 20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관세를 매기기로 한데 이어 지난 1일에는 해당 관세율을 애초 10%에서 25%로 올리는 조치를 취한 것에 대응해 관세세칙위원회가 국무원의 승인을 얻어 미국산 수입품 600억달러어치, 5207개 품목에 대해 5~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괸세세칙위원회는 이번 추가관세의 실제 부과 시점은 별도로 공고하겠다며 시행날짜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재정부는 "미국이 2000억달러 중국 제품에 대해 고율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즉각 시행된다"고 했다. 

중국정부가 공개한 추가관세 대상 품목에는 쇠고기, 커피, 껌, 초콜릿, 연필, 닭고기,콘돔, 타이어 등 소비재는 물론 철강제품, LNG(액화천연가스), 반도체  등 산업재도 다수 포함됐다. 미국의 주력 고가 수출품 중 하나인 헬리콥터와 중소형 비행기도 리스트에 올렸다.

추가관세율별 품목 수는 25% 부과 대상이 2493개, 20%가 1078개, 10%가 974개, 5%가 662개다. 

중국 상무부도 이날 같은 내용의 성명을 자체 홈페이지에 실었다. 중국이 범 정부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응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미 행정부 쪽에서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은 지난달 6일 340억달러 상당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 고율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추가로 160억달러 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중에 이의 실행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1일 20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올리라는 지시를 하면서 '160억달러' 건은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미-중 간 무역전쟁은 보복이 보복을 낳은 소모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고, 타협 국면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 수도 있는 변곡점에 와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은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 일지.

► 7월6일 미국, 340억달러 중국산 제품 818개 품목에 25% 관세 부과 시행.

► 7월6일 중국, 340억달러 미국산 제품 545개 품목에 25% 관세부과 시행.

► 7월10일 미국 무역대표부, 2000억달러 중국산 제품 6031개 품목에 10% 관세 부과 발표

► 8월1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미 무역대표부에 2000억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해 부과할 관세을 10%에서 25%로 상향토록 지시.

► 8월 3일 중국 재정부, 600억달러어치 미국산 제품 5207개 품목'에 5~25% 관세 부과 방침 발표( 5% 662개 품목, 10% 974개 품목, 20% 1078개 품목, 25% 2493개 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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