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13개 요양시설 5266명 대상 첫 접종 일제히 개시
접종 직후 1분 앉아서 대기..주사 맞은 뒤 15분 이상 관찰 필수
알레르기 반응 '주의'...붓기·발열·피로감 등 증상 2~3일내 사라져
두드러기·발진 , 고열, 호흡곤란 등 증상시엔 신속히 병원 찾아야
접종완료하면 '예방접종 증명서' 발급..1차 접종하면 '확인서'만

26일 오전 서울 노원구 보건소에서 서울시 1호 접종자인 이경순(61) 요양보호사(상계요양원)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사진=노원구청

[포쓰저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1년37일만이다.

백신 첫 접종자 중 한명인 서울 노원구 상계요양원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이경순(61)씨는 "백신 접종을 받으니 안심이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씨는 이날 오전 8시 45분경 서울 노원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았다.

그는 환한 얼굴로 "아침에 약간 긴장했지만 (지금은) 괜찮다"며 "그간 코로나19에 걸릴까 봐 긴장됐는데 백신 접종을 받으니 불안감이 사라진다"고 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9시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작되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65세 미만 입원·입소자와 종사자 상대 접종보다 약간 앞서 AZ 백신주사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아 오전 9시 첫 접종을 지켜보고 접종 대상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등 코로나19 백신 국내 첫 접종 상황을 점검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은 AZ 백신을 맞게 될 사람은 28만9000여명이다.

이날은 전국 213개 요양시설에서 5266명의 입소자·종사자가 예방주사를 맞는다.

접종 대상자는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종사자들이다.

접종 대상 가운데 실제 접종에 동의한 사람은 전날 기준으로 28만9480명이다. 접종 동의율은 93.7%다.

이날 국내 첫 도착하는 화이자 백신 접종은 27일부터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진행된다.

국립중앙의료원 종사자 199명과 수도권의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 101명이 접종 대상이다.

이번 화이자 백신은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도입되는 물량이다.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 5만5000명 전체에 대한 1차 접종은 다음 달 20일 완료된다.

2차 접종은 3주 뒤인 4월 10일 완료될 예정이다.

화이자 백신은 유통·보관 온도가 영하 75도 안팎으로 까다로운 만큼 접종은 우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접종센터에서 시작되고, 이후 각 의료기관으로 확대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백신 접종은 신원 확인 및 문진표 작성→접종 대기→예진→접종→접종 후 관찰 순으로 진행된다.

예진·접종 구역은 ▲예진실 ▲접종실 ▲주사 준비실 ▲접종 후 관찰실 등 4곳으로 나뉜다.

코로나19 백신은 인플루엔자(독감) 등 일반적인 접종과 거의 비슷하지만 접종 대상자와 의료기관에서는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

먼저 접종 대상자는 언제, 어디서 접종할 지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만약 37.5도 이상 열이 나거나 기침, 인후통 등 코로나19로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다면 접종기관에 알린 뒤 접종을 연기하고 일정을 새로 잡는 게 좋다.

방문 접종 대상자를 제외한 대부분은 정해진 날짜에 맞춰 예방접종센터나 의료기관을 찾게 된다.

접종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며 체온을 측정한 뒤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예진표를 작성하게 된다.

예진표에서는 '접종 대상자에 대한 확인 사항' 부분을 눈 여겨봐야 한다.

평소와 달리 당일 아픈 곳이 있는지, 과거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지 등의 문항에 꼼꼼히 기재해야 한다. 최근 14일 이내 다른 백신 종류를 맞은 적이 있다면 그 역시 표시해야 한다.

특히 약물이나 음식, 다른 백신 접종 등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

수 분 혹은 수 시간 이내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비롯해 다른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다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 증상 등을 자세하게 기록하는 게 도움 된다.

대부분의 코로나19 예방 백신은 두 차례 접종해야 하는 만큼 접종 간격, 접종 일자 등도 확인하는 게 좋다.

AZ 백신은 8∼12주,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으로 맞게 된다. 백신은 같은 종류의 백신으로 접종해야 하며, 다른 감염병 접종과는 최소 2주 간격을 두고 맞는 게 바람직하다.

주사는 어깨에서 팔꿈치까지의 부분을 뜻하는 '상완' 부위에 맞게 된다.

보통은 상완의 삼각근에 주사를 놓지만, 만약 근육량이 적거나 접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허벅지에도 접종할 수 있다. 접종 부위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소매가 길거나 꽉 끼는 옷은 벗는 게 좋다.

백신 접종은 앉은 상태로 이뤄진다. 접종받은 사람은 바로 일어나지 말고 1분 정도 앉아있는 게 좋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 재활시설 종사자인 김윤태 의사(푸르메 넥슨어린이 재활병원)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접종을 마친 후에는 최소 15분, 보통 30분 정도 접종 기관에 머무르며 이상 반응을 확인해야 한다.

추진단은 "귀가 후에도 적어도 3시간 이상 접종 후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관찰해야 한다"며 "어르신은 접종 후 증상이 발생했을 때 도움받을 수 있도록 혼자 있지 말고 다른 사람이 함께 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접종 후에 나타날 수 있는 이상 반응의 종류로는 접종 부위 통증이나 붓기, 발적 등의 국소 반응부터 발열·피로감·두통·구토 등 전신 반응이 있다.

정상적인 면역형성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대부분 3일 이내 증상이 사라진다.

경미한 통증은 통증 부위에 깨끗한 수건으로 냉찜질을 하거나 전신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염제 형태보다는 진통·해열효과가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를 쓰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대부분은 3일 이내에 사라지거나 완화되지만, 두드러기·발진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거나 39도 이상의 고열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면 신속히 가까운 응급실로 가야 한다.

매우 드물지만 쇼크, 호흡곤란, 의식소실, 입술·입안의 부종 등을 동반한 심한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나타날 경우엔 좀 더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피부에 두드러기가 생기거나 숨이 차고, 혀가 붓거나 계속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하고, 이런 증상 발생하면 즉시 119로 연락하거나 가까운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관할 보건소나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의 '예방접종 후 건강 상태 확인하기'에서 의심증사 대처법을 안내받을 수 있으며, 접종기관에서는 접종자가 백신을 맞은 당일부터 접종 후 7일까지 이상 여부를 모니터한다.

정부는 접종과 이상반응 사이의 인과성이 인정될 경우 국가 차원에서 보상한다는 계획이다

이상 반응과 관련한 궁금한 사항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nip.kdca.go.kr)을 참고하면 된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은 정부24,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정부가 확보한 백신 가운데 얀센(1회 접종)을 제외하면 AZ,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은 두 차례 접종이 완전히 끝나야 접종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증명서 내용은 접종자의 인적 정보와 접종 정보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상단에는 이름과 생년월일, 성별, 주소 등이 나와 있고 그 아래에 접종한 백신 종류와 접종 차수, 접종 일자, 접종 기관 등의 정보를 적는 식이다.

접종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7조 및 제33조의4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2조에 따라 위와 같이 예방 접종하였음을 증명합니다"라고 국문과 영문으로 명시한다.

두 차례 접종 가운데 첫 번째 접종만 끝냈다면 '확인서'를 받을 수 있다.

확인서는 코로나19 1차 접종을 끝냈다는 점을 확인하고 2차 접종 일정을 안내하기 위한 것으로, 최종적으로 받을 수 있는 증명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확인서에는 "예방접종 내역 관리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예방접종증명서'로 대체 사용이 불가하다"며 2차 코로나19 예방접종 가능일이 언제인지 표시돼 있다.

추가 접종 때에도 같은 종류의 백신을 맞도록 해 혹시 모를 '교차 접종'을 막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보통 1차 접종을 마친 뒤 접종 기관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관리시스템'에 접종 기록을 등록하게 되는데, 전산에 등록된 뒤 1시간 이내에는 접종자에게도 확인 문자가 발송될 예정이다.

접종 증명서를 받았다고 해도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거나 모임 금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백신 접종을 시행 중인 이스라엘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와 감염 후 회복자, 음성 확인자 등에게는 문화체육 시설 등에 출입할 수 있는 이른바 '그린 패스'를 발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정은경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예방접종증명서가 있다고 해서 어느 시설에 대한 출입이나 집합 금지를 면제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대신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선행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을 때 자가격리를 기존처럼 2주간 적용할지 아니면 일부 조정할지 등을 놓고 전문가들과 논의하며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증명서를 위·변조하는 일이 없도록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예방접종 증명서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총 7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제약사별 계약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 얀센 백신 600만명분, 화이자 백신 1300만명분,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했고 코백스를 통해 1000만명분을 공급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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