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협에 군사협력 강화로 대응수위 높혀
연합훈련 확대, EDSCG 재가동, 전략자산 전개
반도체 등 핵심·신흥기술, 원자력 등 협력 심화
IPEF 가입 공식화...尹, '쿼드'에도 관심 보여
바이든, 김정은 회동-백신 지원엔 긍정적 선회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공동성명 발표 후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공동성명 발표 후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간 군사 협력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연합연습·훈련 범위 및 규모 확대, 미군 전략자산(항공모함,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등)의 전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7차 핵실험 강행 등을 통해 이날 한미 정상의 군사협력 강화에 반발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 중 하나로 평가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한국이 창립 멤버로 참여하는 것도 공식화됐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쿼드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관심을 환영한다"는 표현이 들어갔다. 

쿼드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조직한 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의  비공식 안보회의체다.

한국 정부가 '쿼드' 가입 까지 추진하면 한중 관계는 급랭될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이런 내용이 포함된 '한미 정상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핵심축 ▲ 전략적 경제·기술 파트너십 ▲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한반도를 넘어서'의 3개 파트로 구성됐다.

전체적으로 북한에 대해서는 대응 수위를 높히고 미-중 관계에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벗어나 친미 성향을 뚜렷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 정상은 반도체 등 핵심·신흥기술과 원자력 협력 심화, 글로벌 공급망 협력을 합의하고 경제안보대화 출범에도 나서기로 했다.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양자기술·바이오기술·바이오제조·자율로봇을 포함한 핵심·신흥기술을 보호하고 진흥하기 위한 민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공급망 생테계 내 당면한 도전과 장기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또한 "선진기술의 사용이 우리의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침해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기술 관련 해외 투자심사 및 수출통제 당국간 협력을 제고하기로 합의했다"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현안에서 협력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도 천명,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을 위시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지지 의사도 밝혔다.

한미 정상은 성명에서 북한 인권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인도적 지원 방침도 재확인했다. 2018년 판문점 선언, 북미 정상회담 후 발표한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북한 관련 과거 합의는 언급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선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저해하고 불안정을 야기하거나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한다"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단결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일방적인 추가적 공격을 반한다"고 했다.

공동성명 마지막 문장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의 따뜻한 환대에 사의를 표하고,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초청했다"고 돼 있어 윤 대통령의 워싱턴 답방이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성명 발표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제안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백신을 제공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도 백신을 제안했다. 우리는 즉시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악관은 그동안엔 북한에 백신을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북한 지도자와 만날지는 그가 진실하고 진지한지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존에는 실무 접촉을 통해 비핵화를 둘러싼 각종 쟁점이 어느 정도 타결되어야만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는 '상향식 접근법'(바텀 업)을 제시했었다.

김 위원장과 일대일 담판 형식을 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하향식 접근법'(탑다운)이 실패한 것을 의식한 태도로 분석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지역 안보 위협에 공동 대처키로 했다면서 "그를 위해 북한에 대한 위협도 대응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억제태세를 강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해협의 안전 도모, 남중국해와 다른 곳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는 중국을 겨냥한 현안이다.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CJ그룹 회장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CJ그룹 회장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조태용 주미대사 내정자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조태용 주미대사 내정자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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