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첫 작품이...'의사 밥그릇 파업'에 백기투항

의대증원· 공공의대 설립 의협과 원점 재논의
전공의들 행정·재정 지원방안 마련 등 약속
보건의료노조 "이권단체와의 밀실협의에 분노"

강민혁 기자 승인 2020.09.04 11:16 의견 1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에 서명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민주당과 의협 간 합의안에는 의료계에서 파업 철회 조건으로 내걸어 온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 더불어민주당이 4일 의사 집단 진료거부를 벌여온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들의 주장을 사실상 모두 받아들이는 내용의 합의문을 체결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중단 및 원점 재논의 등을 문서화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서명식에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참석했다.

의료계 안팎에선 민주당의 일방적 양보에 불가피했다는 동정론과 함께 집단이기주의에 원칙도 없이 굴복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8월29일 이 대표의 취임 이후 첫 작품이 '밥그릇 파업'에 대한 백기투항이라며 그와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코로나19 재유행 와중에 수차례 공언한 '엄정한 공권력 집행'도 공염불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진료거부 전공의들 일부를 복귀명령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지만 모두 취하할 것으로 보인다.

의사 이외의 간호사, 간호조무사,의료기사, 약사 등 보건의료인들은 민주당의 합의가 '공공의료 포기 밀실 거래'라며 강력 규탄했다.

합의문에서 민주당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추진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사태 진정 후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법안을 원점에서 재논의한다고 의협에 약속했다.

협의체에서의 논의가 끝나기 전에는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번 집단 진료 거부를 주도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에게는 각종 시혜성 지원도 약속했다.

합의문에서 민주당은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요구안을 바탕으로 전공의특별법 등 관련 법안 제·개정 등을 통하여 전공의 수련 환경 및 전임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한다"고 했다.

이로써 의사 증원, 공공의대 설립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의료정책은 의사단체와의 '재논의' 전에는 어떠한 진전도 볼 수 없게 됐다.

의협이 '10년간 4천명 증원', '공공의대 설립' 등 기존 정책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 만큼 '재논의' 자체가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된다.

민주당이 향후 '재논의'를 의협과의 협의체를 통해서 하겠다고 밝힌데 대해선 특히 여타 의료인들의 반발이 심하다.

공공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정책의 개혁 방향과 내용을 논의하는데 있어 주권자인 시민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나 정부와 국회가 공공의료 개혁 논의에 시민을 배제하고, 자신들의 이권을 관철시키기 위해 집단 휴진마저 불사했던 의협과 밀실 협의를 진행한 점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음은 민주당과 의협의 합의문 전문

대한의사협회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건강과 보건의료제도의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지역의료 불균형, 필수의료 붕괴, 의학교육과 전공의 수련체계의 미비 등 우리 의료체계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정책협약을 체결하고 이행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1.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은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관련 논의를 중단하며,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체를 구성하여 법안을 중심으로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논의하기로 한다. 또한, 논의 중에는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

2. 더불어민주당은 공공보건의료기관의 경쟁력 확보와 의료의 질 개선을 위하여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한다.

3. 더불어민주당은 대한전공의협의회(대한의사협회 산하단체)의 요구안을 바탕으로 전공의특별법 등 관련 법안 제·개정 등을 통하여 전공의 수련 환경 및 전임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필요한 행정적ㆍ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4. 대한의사협회와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하여 긴밀하게 상호 공조하며, 의료인 보호와 의료기관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기로 한다.

5. 더불어민주당은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향후 체결하는 합의사항을 존중하고, 이행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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