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로드러너' 논란 격화..."등급따라 차별" "배달품질 개선"

라이더들 " 8단계 등급제 기반으로 작동" 반발 우아한형제들 "의견 충분히 수렴해 시스템 개선"

2025-11-25     이현민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과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이 2025년 11월 25일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에서 로드러너 도입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 투쟁대회를 열고 있다. / 사진=라이더유니온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배달의민족(배민)이 새 배달 운영 시스템인 ‘로드러너(Roadrunner)’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라이더들과 점주들이 해당 시스템이 노동자를 착취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5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과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는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에서 로드러너 도입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 투쟁대회를 열었다.

로드러너는 배민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개발한 배달 운영 시스템으로 라이더가 사전에 근무 시간을 예약해 해당 시간 동안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기존 배민커넥트처럼 원하는 시간에 접속해 주문을 수락·거부하는 방식과 달리 사실상 ‘스케줄 근무제’가 도입되는 셈이다.

배차는 수락률·업무 수행률 등 성과 지표에 따라 차등 제공된다.

라이더유니온은 “로드러너 시범 지역인 경기 화성·오산 지역에서는 이미 라이더 등급에 따라 스케줄 배정이 이뤄지고 하위 등급 라이더는 일하고 싶어도 배차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로드러너는 8단계의 등급제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시간당 배달 건수, 배차 수락률, 노쇼 여부 등이 산정지표로 제시되어 있다”며 “그러나 각각이 어떻게 점수화돼 등급산정에 영향을 주는지 구체적인 기준은 공개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러이더유니온에 따르면 라이더들은 등급에 따라 스케줄 예약시간이 달리 설정돼 있다.

등급이 낮을 수록 근무시간 선택에 제한이 발생하며 주문량이 몰리는 스케줄을 상위등급 라이더들이 잡게되면 하위등급 라이더들은 수입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것이 라이더유니온의 설명이다.

 라이더유니온은 로드러너 구조가 상점주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최근 배민은 일부 상점의 주문 반경을 사전 고지 없이 4km → 1km, 심지어 500m로 축소한 사례가 확인됐다”며 “거리제한은 곧바로 매출 급감으로 이어지므로 사실상 상점의 영업권이 플랫폼의 임의적 조정에 따라 좌우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라이더유니온은 “현재 한국에는 배달앱을 실질적으로 규제하는 법률이 부재하다”며 “라이더의 산재가 증가하고 상점주 부담이 급증해도 플랫폼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

이에 참가자들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과 노동법 확대 적용을 통해 노동자와 상점주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로드러너는 일부 지역에서 테스트 중인 배차 시스템으로 라이더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시스템을 개선해나갈 것"이라며 "안정적인 배차 시스템을 통해 배달품질을 높이면서도 라이더의 편의와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 도입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