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028년 G20 개최…李 "AI 혁신·광물 공급망 회복, 포용적 기회창출로 이어져야"

인도·브라질 등 연쇄 정상외교, 경제·국방·AI 협력 논의

2025-11-23     김현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1월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G20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 국제기구 수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재명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연합

 

[포쓰저널] 대한민국이 2028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는다. 

G20 출범 20주년이 되는 해에 의장국을 수임하게 되면서, 한국이 국제경제·기후·공급망 등 글로벌 의제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의 GS20 의장국은 2010년 서울 G20 이후 두 번째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 참석해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G20이 국제 경제 협력을 위한 최상위 포럼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의 2028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 수임은 올해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전날 채택한 'G20 남아공 정상 선언'을 통해 공식화됐다.

선언문에는 '2026년 미국 의장국 하에서 협력하고 2027년 영국, 2028년 대한민국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G20 의장국은 올해 남아공에 이어 내년은 미국, 2027년은 영국이 맡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모두를 위한 공정한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정상회의 제3세션에 참석해서는 "핵심 광물의 보유국과 수요국이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핵심 광물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희토류 공급 문제가 미중 간 갈등 요인으로 부상하는 등 핵심 광물의 국제 공급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올해 G20 정상회의에서 이런 취지의 'G20 핵심 광물 프레임워크' 논의가 이뤄진 점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 의장국으로서 광물 협력사업을 확대해 왔으며, 또 '한-아프리카 핵심광물대화'를 통해 상호신뢰에 기반한 협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호혜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해서도 "기술의 발전이 모든 국가와 모든 이들에게 고른 기회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런 맥락에서 G20이 'AI 포 아프리카(AI for Africa·아프리카를 위한 AI)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며 "대한민국도 모든 인류가 AI 혜택을 고루 향유하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의장국 자격으로 이런 정신을 반영한 'APEC AI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점을 소개하며 "아태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이 같은 구상이)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큰 기회이자 동시에 커다란 도전"이라며 "AI 혁신과 핵심 광물 공급망 회복력 강화는 '포용적 기회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G20이 이런 이유에서 '넬슨 만델라 베이 목표'와 '브리즈번-이테쿠이니 목표'를 채택한 점을 환영한다"며 "대한민국도 소외 계층에 기회를 보장하는 'AI 디지털 배움터' 구축 및 청년 맞춤형 AI 교육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가나와 탄자니아에서 여성·청소년을 위한 수학·과학 교육을 지원하고 르완다에 소프트웨어 특성화고를 건립한 것처럼 앞으로도 아프리카 내 여성과 청년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G20를 계기로 인도·브라질 정상과 연쇄 회동을 갖고 양자 협력의 폭을 넓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약식 회동에서는 양국의 조선업·AI·방산 협력 확대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모디 총리는 한국의 조선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조선·신산업 분야에서의 ‘소다자 협력’을 제안했고, 국방 분야에서도 양자 협력 강화를 희망했다. 양 정상은 AI와 방산 등에서 실무 협의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모디 총리는 이 대통령을 인도로 공식 초청했고, 이 대통령은 “경제·문화·안보 등 다방면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싶다”며 조속한 방문 의사를 밝혔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는 소득분배·경제발전 등 사회경제적 의제가 논의됐다.

양 정상은 “양국이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성공담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뜻을 모았고, 외교·재무·산업·기술·교육·에너지 등 범정부 및 민간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 확대에도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의 방한을 기대한다고 말했고, 룰라 대통령은 “한국 방문을 희망한다”며 답했다. 

특히 양 정상은 "양국이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성공담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대통령실이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G20 회의를 계기로 프랑스·독일과 정상회담을, 인도·브라질과 정상회동을 각각 가졌다.

이 밖에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비롯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주요 참석자들과도 인사와 안부를 나눴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은 이날 오전 요하네스버그 현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번 의장직 수임은 국격을 제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차장은 "이로써 이 대통령은 임기 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이어 G20 정상회의 의장직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2028년은 G20 출범 2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복합적인 국제 현안에 대한 협력 강화를 도모하는 데 우리나라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 차장은 아울러 “이번 정상회의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지평을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확대한 계기”라며 “이 대통령이 아프리카 연대·협력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WTO 다자무역체제 복원 필요성을 강조한 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고속도로’ 등 한국의 에너지 전환 사례를 국제사회에 소개한 점도 성과로 제시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미국이 정상선언에 반대 입장을 냈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 오 차장은 “미국은 내년 G20 의장국이며 셰르파 회의와 문안협상에도 정상적으로 참여했다”며 “미국의 불참이 G20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