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A, '태국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 국제소송 피소

타이오일, 싱가포르 국제중제센터에 중재 신청

2025-11-12     송신용 기자
2018년 10월 19일(현지시각) 삼성엔지니어링(현 삼성E&A) 태국법인, 페트로팩 싱가포르, 사이펨 싱가포르, 피에스에스 네덜란드(PSS Netherlands B.V.)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태국의 타이오일(Thai Oil Public Co., Ltd.)과 ‘정유공장 현대화 프로젝트(Clean Fuel Project)’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사진=삼성E&A

 

[포쓰저널]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가 2018년 수주한 태국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발주처와의 계약 종료 및 비용 정산을 둘러싸고 국제중재 절차에 돌입했다.

삼성E&A는 12일 공시를 통해 태국 국영 정유사 타이오일(Thai Oil Public Co., Ltd., 이하 TOP)이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에 중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TOP는 삼성E&A가 ‘클린 퓨얼 프로젝트(Clean Fuel Project)’ 타절(공사 중단)에 따라 잔여 공사비 및 이익 손실 등을 배상해야 한다며 이번 국제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구체적 청구금액은 중재 과정에서 특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E&A는 이에 대해 “발주처가 타절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법적·계약적 근거는 없다”며 “중재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반박·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중재소송은 단일 사안이 아니라 양측의 상호 청구 성격을 갖고 있다. 

삼성E&A의 태국법인과 삼성E&A가 28%를 보유한 네덜란드 법인 PSSBV는 앞서 타절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TOP를 상대로 중재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발주처는 태국법인과 PSSBV에 대한 반대중재를 신청했고, 동시에 두 법인의 프로젝트 수행 보증을 맡은 삼성E&A 본사에도 반소 성격의 중재를 추가 제기했다.

문제가 된 이 사업은 2018년 10월 삼성엔지니어링 태국법인, 페트로팩(Petrofac) 싱가포르, 사이펨(Saipem) 싱가포르, PSS 네덜란드(PSS Netherlands B.V.)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TOP와 체결한 ‘정유공장 현대화 프로젝트(Clean Fuel Project)’다. 

계약식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진행됐으며, 총 계약 규모는 약 4조5000억 원(약 40억 달러), 이 중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은 약 1조2000억 원(약 11억 달러)이었다.

프로젝트는 태국 촌부리주 시라차 정유단지 내 노후 설비를 개보수하고 신규 공정을 설치해 하루 원유 처리량을 27만5천 배럴에서 40만 배럴로 확대하는 정유고도화 사업으로, 상압·감압증류시설(CDU, VDU), 수첨분해시설(HCU), 잔사유수첨분해시설(RHCU) 등이 포함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글로벌 EPC사 페트로팩·사이펨과 협력해 EPC(설계·조달·시공)를 수행하고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당시 이 프로젝트는 태국 정유플랜트 역사상 최대 규모 발주였으며, 삼성엔지니어링은 태국 국영 에너지그룹 PTT 계열과의 파트너십 확대 계기로 평가됐다. 

그러나 사업 진행 과정에서 공정 변경, 공기 연장, 비용 정산 문제 등 계약 조건 관련 이견이 발생하며 양측이 타절과 손해배상 문제를 두고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다.
삼성E&A는 “본건 중재 신청서를 11일 수령했으며, 중재 진행 상황과 확정되는 사실은 지체 없이 추가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