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빚투' 열기...5대은행 신용대출 1주일 새 1.2조↑
7일 기준 가계신용대출 잔액 105조9137억원 코스피 급락한 5일 마이너스통장 잔액 6238억원 급증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1주일 동안에만 1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200대를 기록하는 등 강세장이 이어진 가운데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7일 기준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105조9137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조1807억원 늘었다.
1주일 만에 1조2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9조4672억원에서 40조5331억원으로 1조659억원 늘었다.
일반신용대출은 65조2658억원에서 65조3806억원으로 1148억원 증가했다.
주식투자 열풍에 개인 투자가 확대되며 신용대출도 증가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에서 외국인들은 순매도를 이어가 7조원 넘게 팔아치운 반면 개인은 순매수를 지속해 7조원 넘게 사들였다
코스피가 급락하며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된 5일에는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6238억원 급증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코스피 하락에도 우상향 흐름을 기대하며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해 투자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코스피 상승으로 투자에 관심이 많아져 빚투 형식인 신용대출이 부쩍늘었다"며 "가계대출 규제로 인한 신용대출 풍선효과도 모니터링 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범위 내로 제한하는 규제로 중·저소득층 중심으로 대출 여력이 축소돼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고소득·고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자금 수요는 유지돼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빚투를 두고 "그동안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금융당국자가 무리한 투자를 장려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권 부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말의 진의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측면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