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항우연 '연구용 PC' 무단 반출 논란..한달 반 동안 '깜깜'

최민희 "보안 무풍지대, 원장 책임 명확"..국정원·우주청 합동조사 착수

2025-10-16     송신용 기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경. /2025.10.16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포쓰저널=송신용 기자] 국가 핵심 기술을 다루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퇴직 예정자가 주말에 연구용 컴퓨터를 외부로 반출했지만, 기관은 사건 발생 후 한 달 반이 지나서야 이를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급 보안기관인 항우연이 기초적인 보안 관리조차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항우연 위성우주탐사연구소 소속 ㄱ 연구원은 퇴직 2주 전인 8월 16일, 남편과 함께 본관 건물에 출입해 자신이 사용하던 PC와 모니터 등 다수의 장비를 외부로 반출했다.

항우연은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 보안기관임에도 당시 어떠한 제지나 확인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사건은 지난달 30일 처음 드러났다.

항우연은 그제서야 내부 확인에 착수해 퇴직자에 의한 PC 반출 정황을 파악했다.

1일 감사부와 보안부서 간 협의를 진행하고 원장에게 보고했다.

이어 2일 우주항공청과 국가정보원에 관련 사실을 공식 보고했다.

이후 항우연은 관련법에 따라 이 사안을 상급기관인 우주청에 보고했으며, 현재 우주청과 국정원이 합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항우연은 이후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항우연은 2023년 연구원 4명이 하드디스크를 분리·열람한 기술유출 의혹으로 감사를 받았다.

3월에도 연구자가 경찰 압수수색을 받는 등 유사한 사건이 잇따랐다.

최 위원장은 "나급 보안기관인 항우연 본관에 외부인을 동행해 연구용 PC를 반출했는데도 기관이 45일 동안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은 보안 무풍지대라는 뜻"이라며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관리 부실과 보안 불감증이 낳은 필연적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항우연 보안업무규정 제4조는 기관장에게 보안책임을 명시하고 있다"며 "원장이 스스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