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Market] "자산운용사·지수사 협력해 한국 ETF 세계로 확장해야"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 'KCMC 2025' 삼성자산운용 "국내 ETF 240조원 돌파..해외 운용사도 한국시장 흥미" 미래에셋자산운용 "IRP·ISA 세제혜택 계좌가 장기 투자 활성화 기여" KB자산운용 "상품 혁신·경쟁으로 ETF 시장 성장·질적 도약 가능" 한국투자신탁운용 "개인투자자 중심 장기투자 증가가 ETF 질적 성장 요인" S&P "한국거래소와 협력해 2008년부터 다양한 공동 브랜드 지수 출시" 블랙록 "비트코인 ETF 출시 목적은 포트폴리오 분산투자·안정성강화"
[포쓰저널=강민혁 기자] 8월 기준 한국 ETP(상장지수상품) 운용자산(AUM) 규모가 240조원에 이르러 2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한국 ETP 시장 성장이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자산운용사·지수사 간 적극적인 협력으로 혁신·성장을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업계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개최된 '한국 자본시장 컨퍼런스 2025'(Korea Capital Market Conference 2025, KCMC 2025)의 '한국 ETP 시장의 성장과 새로운 도약' 세션에서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ETP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국내 ETP) 총 운용자산(AUM)이 240조원(약 1740억달러)을 돌파했는데 6월 200조원(약 1430억달러) 돌파 후 불과 100일도 지나지 않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주식, 해외 주식, 채권, 커버드콜 등 다양한 자산군에 걸쳐 투자자들이 ETP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KODEX 머니마켓액티브' 같은 파킹(단기예치)형 ETP가 기관투자(FI)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올해 삼성자산운용은 연간 신규 자금 유입 90조 원을 돌파한 최초의 ETF(상장지수펀드) 운용사가 됐다. 이는 불과 79일 만에 추가로 10조 원이 늘어난 수치"라며 "삼성자산운용은 220개의 ETF를 운용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26일 기준 38.3%"라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자산운용은 고객이 다양한 투자 기회에 접근할 수 있는 ETF를 만들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장기적인 신뢰를 얻을 것"이라며 "국내에 그치지 않고 해외 지사 및 지역 내 다른 운용사들과 협력해 한국 ETF를 세계로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데니스 리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 Dow Jones Indices(다우존스지수, DJI) 글로벌 총괄(Global Head) 전무(Managing Director)는 기조연설에서 "제 부모님의 고향인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근면·끈기·존중의 가치를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리 전무는 "2025년 한국 자본시장은 사상 최고 수준의 거래를 기록하며 진정한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한 대담한 시장 개혁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가치 제고, 주주친화정책 강화, 불공정거래 개선 등 다양한 활성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거래시간 연장,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 파생상품 확충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시장 인프라 정비도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ETP 시장의 빠른 성장이 눈에 띈다. 2002년 첫 ETF가 도입된 이래 한국 ETP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25년 8월 기준 한국은 전 세계 11번째로 큰 ETP 시장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4위권에 올랐다. 2025년 8월 ETP 자산규모는 240조원에 이르러 연초 대비 27% 성장했고 2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가 됐다"고 분석했다.
리 전무는 "S&P는 100년 넘게 신뢰받는 벤치마크를 만들고 관리하고 지수 기반 금융상품과 거래소 거래 상품의 토대를 제공해 왔다"며 "2024년 12월 기준 전 세계에서 약 17조달러(약 2경3811조원)가 S&P 지수에 연동돼 있고 추가로 11조달러(약 1경5407조원)가 이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P는 전 세계 거래 가능한 모든 자산군을 아우르는 약 70만 개의 지수를 관리하고 있다. 디지털자산도 포함된다"며 "최근 S&P는 센트리퓨즈(Centrifuge)·제너스헨더슨(Janus Henderson)과 협력해 코인베이스 기반 네트워크에서 최초의 ‘토큰화된 S&P500 인덱스 펀드’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S&P500을 24시간 7일 거래할 수 있게 해 탈중앙금융(DeFi) 영역의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시장에서도 한국거래소와의 협력으로 2008년 ‘S&P KRX 지수’를 시작으로 다양한 공동 브랜드 지수를 출시했다. △2020년에는 고탄소 기업 노출을 최소화하는 ‘S&P KRX 탄소효율 캡 지수’를 △2025년 7월에는 ‘KRX 다우존스 코리아 배당 30 커버드콜 지수’를 △2025년 3월에는 ‘다우존스 코리아 배당 30 지수’를 발표했고 △2025년 5월에는 이 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ETF가 출시돼 한국 투자자들에게 고품질 배당주 접근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리 전무는 "한국 ETP 시장은 경제·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성장과 혁신을 지속해 한국과 전 세계 시장 참여자들에게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 자본시장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데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모두 함께 혁신·협력·성장을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탄탄하고 역동적인 자본시장을 구축해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힘써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 운용본부장(상무)은 '한국 ETF 시장의 현황과 전망' 주제 발표에서 "2002년도 (국내 최초 상장지수펀드) 'KODEX 200'과 함께 시작해 23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ETF 시장은 1000여개가 넘는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ETF 시장) 순자산은 300조라는 새로운 마일스톤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코로나(COVID19) 이전 15개였던 ETF 운용사 수도 지금은 거의 2배 수준인 28개로 늘어났다"며 "단순히 외형만 확장된 것이 아니다. ETF 매매도 매우 활성화됐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코스피 시장에서는 약 2500조원이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대장주 틈에서 △레버리지 인버스 ETF △코스피200 ETF △파킹 통장형 ETF가 거래량 상위에 포진돼 있다. 국내 상장 ETF가 코스피 거래 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 정도다. ETF의 순자산이 코스피 상장 기업 시가총액 대비 약 9%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의 ETF 매매가 매우 활발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나라의 ETF 운용사랑 면담·미팅을 해보면 한국 시장을 흥미로워 하고 있다. 한국시장을 벤치마킹 하려는 자산운용사도 많다. 운용사의 끝없는 혁신과 제도적인 뒷받침, 투자자 교육과 금융 소비자 보호에 힘쓴다면 한국 시장은 아시아 변방의 단순 로컬 마켓이 아닌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삼성자산운용은 업계 1위 사업자로서 할 수 있는 소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데보라 퓌어(Deborah Fuhr) ETFGI 대표(Managing Partner)는 '글로벌 ETF 트렌드와 시사점' 주제 발표에서 "글로벌 ETF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8개월 동안 1.27조달러(약 1779조원) 순자금 유입을 기록해 75개월 연속 순유입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퓌어 대표는 "ETF는 기관과 소매 투자자 모두가 동일한 상품과 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는 민주적 투자 수단이다. 액티브, 파생·구조화, 디지털 자산 등 다양한 전략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2030년까지 글로벌 ETF 산업 규모는 27조달러(약 3경7821조원)~52조달러(약 7경2841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적인 자산 이전과 투자자 확대에 의해 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ETF는 저비용, 투명성, 접근성 측면에서 투자자에게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국내 ETP 시장 진단 및 발전 방향'을 주제로 진행된 패널 토론은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좌장으로 △김범석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 Dow Jones Indices(다우존스지수) 한국대표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상무)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 본부장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상무) △최원민 BlackRock(블랙록) 이사(iShares(아이셰어즈) ETF 한국 세일즈) 6명이 참여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는 "한국 ETF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팬데믹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와 해외 주식형 ETF 매수 증가가 주된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DC(확정기여형)퇴직연금·IRP(개인형 퇴직연금)·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 세제 혜택 계좌를 통한 장기 투자 활성화가 시장 성장에 기여했다"며 "운용사들의 새로운 상품 개발과 한국거래소의 신속한 지원이 ETF 시장 확대를 뒷받침했다"고 밝혔다.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 본부장은 "최근 소규모 ETF와 저보수 상품 증가 등 일부 우려가 있지만, 이는 시장 혁신의 기초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질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시도와 경쟁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주요 글로벌 시장처럼 지속적 상품 혁신과 경쟁이 뒷받침될 때 한국 ETF 시장의 구조적 성장과 질적 도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상무)은 "한국 ETF 시장의 양적 성장은 거래소, 운용사, 지수 사업자 등 생태계 참여자들의 헌신적 노력 덕분이다. 유동성 공급과 상품 개발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또 "질적 성장은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시장 구조가 변화하면서 장기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이 핵심 요인"이라며 "한국 투자자들의 적극적 수요와 운용사들의 혁신적 상품 개발이 양적·질적 성장 모두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김범석 S&P 다우존스지수 한국대표는 "디지털 자산 ETF는 2015년 2개에서 2025년 7월 기준 300개 이상으로 급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다양한 크립토 기반 상품이 도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ETF는 단순 자산 투자뿐 아니라 포트폴리오 다변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규제 가이드라인과 기관 투자자의 참여가 시장 발전에 중요하다"며 "과도한 경쟁이나 특정 자산 쏠림 등 리스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일반 투자자는 직접 거래보다 ETF를 통한 간접 투자가 안정성과 편의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밝혔다.
최원민 블랙록 이사는 "비트코인 ETF는 11개월 만에 빠른 성장을 기록했다. 디지털 자산은 금융의 미래로 기업과 개인 자산 운용 방식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자산 ETF 출시 목적은 자산 가격 상승보다는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와 안정성 강화에 있다. 초기에는 검증된 글로벌 ETF 활용이 바람직하다"며 "토크나이제이션(자산을 블록체인에서 거래가능하게 변환) 등 혁신 상품과 디지털 금융 플랫폼은 미래 유망 투자처로 한국 시장에서도 관심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는 한국거래소가 주최하고 금융위원회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