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K-조선 빅3 '마스가' 본격 시동

HD현대, 미 조선소 인수- 기자재 기업 투자 추진 한화오션, 필리조선소에 7천만달러 추가 투자 삼성중공업, 미 군함 MRO 진출..공동 건조 추진

2025-08-26     송신용 기자
2025년 8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윌라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HD현대가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가운데 (왼쪽부터)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복규 한국산업은행 수석부행장, 프랭크 브루노 서버러스 캐피탈 최고경영자,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HD현대

[포쓰저널=송신용 기자]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조선업이 양국 간 경제협력의 핵심 축으로 다시 주목받으며 한미 공동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내 조선 '빅3'인 HD현대의 정기선 수석부회장,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삼성중공업의 최성안 대표이사도 이재명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며 현지 조선소 인수와 공동 선박 건조를 비롯해 유지·보수·정비(MRO),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 다방면에 걸친 협력 방안을 공개했다.

◇ HD현대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출범

HD현대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관 아래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HD현대는 서버러스 캐피탈,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 수석부회장, 프랭크 브루노 서버러스 캐피탈 최고경영자, 김복규 한국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참석했다.

이 투자 프로그램은 미국 조선업, 해양 물류 인프라, 첨단 해양 기술을 포함해 미국과 동맹국의 해양 역량을 재건·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요 투자 분야는 ▲미국 조선소 인수와 현대화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기자재 업체 투자 ▲자율운항·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조선기술 개발 등이다.

HD현대는 앵커(anchor) 투자자이자 기술자문사로서 참여해 투자 프로그램의 성공적 운용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조선·해양 분야에서 축적한 산업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의 기술적 타당성과 경쟁력, 성장 가능성을 검토해 투자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서버러스 캐피탈은 투자 프로그램의 운용사로 투자 전략 수립과 관리 전반을 책임진다.

한국산업은행은 한국 투자자의 참여구조를 설계하고, 모집을 지원하는 등 투자 프로그램의 성공적 운용을 도울 예정이다.

HD현대는 이번 서버러스 캐피탈과의 협업이 조선 분야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서버러스 캐피탈과의 협력이 동맹국인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하는 마스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동시에, 한국 조선업계에도 새로운 시장과 성장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믿는다"며 "HD현대는 축적된 선박 건조 기술력과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업의 현대화·첨단화를 지원하고, 양국이 함께 글로벌 조선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프랭크 브루노 최고경영자는 "미국 조선업 강화를 위해 HD현대와 전례 없는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을 발표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이 프로그램은 투자뿐 아니라 운영·기술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양산업 재건을 위해 힘을 합친 트럼프 대통령 및 미 의회의 초당적 노력에 감사드리며, 마스가에 대한 한국의 과감한 투자 및 지원에도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김 수석부행장은 "HD현대와 서버러스가 함께 추진하는 이번 투자 프로그램은 조선업에서의 새로운 협력 모델이자, 한·미 양국 간 깊은 신뢰와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산물로 한국산업은행은 한국 금융계를 대표해 이번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조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HD현대는 4월 미국 헌팅턴 잉걸스와 방산 협력 MOU를, 6월에는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상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달 초에는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4만1000t(톤)급 화물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 한화오션 필리조선소에 7천만달러 추가 투자

한화오션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 7000만달러(약 970억원)를 추가로 투자한다.

이는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투자 목록에 명시된 사항이다.

이 투자로 필리조선소의 도크 생산성은 2035년까지 연간 10척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억달러(약 1393억원)를 투자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필리조선소의 선박 건조 능력은 연간 1~1.5척 수준이다.

한화오션은 2035년까지 이를 8~10척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연 매출을 현재 4억달러(약 5572억원) 수준에서 10배인 40억달러(약 5조 5724억원)로 확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지난해 한화가 인수할 당시 국내 조선사가 처음으로 인수한 미국 조선소로 주목받았다.

올해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는 마스가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장으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다음 날인 현지시간 기준 26일 필리조선소 방문할 예정이다.

◇ 삼성중공업 미 해군 MRO 시장 진출

삼성중공업은 2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비거 마린 그룹과 '미국 해군의 지원함 MRO(유지∙보수∙정비) 등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협악식에는 김 장관, 하워드 러트닉 장관을 비롯해 최 대표,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 마린 그룹 대표이사 사장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비거 마린 그룹은 미국 군함 유지보수와 현대화, 특수임무용 선박의 MRO 전문 조선사로 오리건, 워싱턴,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등 4개주에 해군 인증 도크와 가공공장 및 수리 서비스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양사간 MOU 체결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 분야 첨단 기술력, 운영 노하우, 최적화된 설비 등을 기반으로 미 해군과 해상수송사령부 MRO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MRO 사업 협력의 성과를 토대로 향후 상선과 특수선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미국 파트너 조선소와의 공동 건조도 적극 추진함으로써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이 미국 조선업 재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집중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추가적인 협력 파트너 조선소 확보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최 대표는 "미국의 대표적인 MRO 조선사인 비거 마린 그룹과 협력하게 돼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세계 최고수준의 MRO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상선 및 지원함 건조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틀 마련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프란체스코 발렌테 대표이사는 "삼성중공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MRO사업의 역량을 확대하고, 미국 상선 건조 기회도 모색하겠다"며 "최고 수준의 품질로 미 해군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은 향후 미국 조선소들과 공동 건조 뿐 아니라 자체 보유한 경험과 노하우 등 소프트 경쟁력을 적극 활용해 미국 내 조선 기자재 클러스터, 조선업 숙련공과 선원 양성 트레이닝 센터 조성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8월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미국 워싱턴 DC에서 삼성중공업과 비거 마린 그룹이 전략전 파트너십(MOU)를 체결한 가운데 (왼쪽부터)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마린그룹 대표이사,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