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해킹 후폭풍..KT·LG유플, 역대급 실적 질주
KT·LG유플,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AI·통신 전 부문 고른 성장" SKT, 유심 무상교체·대리점 보상·보안 강화에 일회성 비용 2500억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4월 터진 SK텔레콤의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 해킹 사고가 보안 이슈를 넘어 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 판도도 갈랐다.
KT와 LG유플러스가 나란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쓰는 동안, SKT는 막대한 일회성 비용에 발목이 잡혔다.
11일 각 사 공시에 따르면 KT는 2분기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조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4% 급증했고, 매출은 7조4274억원으로 13.5% 늘었다. 순이익 역시 78.6% 증가한 7333억원을 기록했다.
강북 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있었지만, 무선·유선·클라우드·AI(인공지능) 전 부문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5G 가입자 비중은 79.5%로 치솟았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국내 최초 1000만 명을 넘어섰다.
LG유플러스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3045억원으로 19.9% 늘었고, 매출은 3조8444억원(10.0%↑), 순이익은 2171억원(31.9%↑)을 기록했다.
무선 가입 회선은 3000만 돌파를 앞뒀고, 알뜰폰(MVNO) 회선은 6개 분기 연속 20% 이상 증가했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6.7% 늘었고,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도 5% 성장했다.
LG유플러스는 실적 개선 배경으로 자원의 효율적 재배치,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 및 상품 차별화, 견조한 가입자 성장을 통한 안정적인 매출 확대 등을 꼽았다.
반면 SKT 2분기 매출은 4조338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3383억원으로 37.1% 줄었다.
순이익 감소 폭은 더 컸다. 해킹으로 인한 유심 무상교체, 대리점 보상, 보안 강화 비용 등 2500억원이 일괄 반영되면서 순이익은 76.2% 급감한 932억원에 그쳤다.
AI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AX(인공지능 전환) 사업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보안 리스크가 실적 전체를 잠식했다.
3분기 전망도 엇갈린다.
KT와 LG유플러스는 여름 성수기 데이터 사용량 증가, B2B(기업 간 거래) 클라우드·IDC 계약 확대, 고정 가입자 기반 확충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T는 해킹 사고로 인한 이미지 타격이 단기 가입자 순증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현재 진행 중인 요금 할인, 데이터 추가 제공 등의 ‘고객감사패키지’와 위약금 면제 관련 비용이 반영되면 수익성 회복 속도는 더딜 전망이다.
앞서 6일 진행된 SKT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 고객 대상 유심 교체와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 약정 해지 위약금 면제로 올해 일시적 실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중장기적으로 고객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보고, 본업 펀더멘털을 강화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