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상반기 글로벌 점유율 16.4%...5.4%p↓

LG엔솔 3위, SK온 5위, 삼성SDI 6위→8위

2025-08-04     김지훈 기자
2025년 1~6월 그룹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사진=SNE리서치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용 배터리 총 사용량은 504.4GWh로,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16.4%로, 전년보다 5.4%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7.2GWh를 기록해 전년 대비 4.4% 증가하며 점유율 9.4%로 3위를 유지했다.

SK온은 19.6GWh로 10.7% 성장해 점유율 3.9%로 5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SDI는 배터리 사용량이 16.0GWh로 8.0% 줄었고, 점유율도 3.2%로 1.5%포인트 감소해 지난해 6위에서 8위로 두 계단 밀렸다. 

국내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는 BMW, 아우디, 리비안 등의 순으로 공급 비중이 높았다.

BMW는 i4, i5, i7, iX 등 주요 전동화 모델에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이 중 베스트셀러인 i4의 판매 둔화로 BMW향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비안은 R1S, R1T가 미국에서 안정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 Gotion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한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이 새롭게 출시되며 삼성SDI의 공급 비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SK온의 배터리는 주로 현대차그룹,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폭스바겐 등의 주요 완성차에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아이오닉5와 EV6의 페이스리프트 이후 탑재량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고, 폭스바겐 ID.4, ID.7의 견조한 판매량도 SK on의 배터리 사용량 증가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테슬라, 쉐보레, 기아, 폭스바겐 등의 주요 완성차에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의 판매량 부진으로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9% 감소했다.

반면, 기아 EV3의 글로벌 판매 호조와 얼티엄 플랫폼이 적용된 쉐보레 이쿼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EV의 북미 판매 확대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 증가를 견인했다.

중국 CATL 배터리 사용량은 37.9% 성장한 190.9GWh, 점유율은 37.9%로 1위를 지켰다. BYD는 89.9GWh로 58.4% 증가했다. 점유율은 17.8%로 2.4%포인트 올랐다.

일본 파나소닉은 테슬라 중심의 공급을 이어가며 18.8GWh를 기록하며 6위에 올랐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과 규제 강화 흐름이 동시에 가속화되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통제 강화라는 이중 압력 속에서, 배터리 기업들은 기술 경쟁력뿐만 아니라 공급 기반의 독립성과 지역 전략의 유연성을 갖춘 대응력이 요구되는 전환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